지난달 23일 오후 북한이 서해 연평도 인근 해역에 100여발의 해안포를 쏴 해병대 장병 2명이 숨지고 1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가와 상가는 불탰으며, 주민 3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민간인 피해도 발생했다.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이날 보도를 통해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23일 13시부터 조선 서해 연평도 일대의 우리 쪽 영해에 포사격을 가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며 “우리 혁명무력은 괴뢰들의 군사적 도발에 즉시적이고 강력한 물리적 타격으로 대응하는 단호한 군사적 조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연평도·백령도 일대에서 사격훈련을 했으며, 북한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23일 오전 우리 군의 포격훈련과 관련해 북측 영해로 사격을 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내왔다”며 “우리 군도 오후에 장성급 회담 남측 대표인 류제승 소장(국방부 정책기획관) 명의로 사격 중지를 촉구하는 전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 핵 개발,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등 북한과 사이가 좋지 않을 때마다 故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탓으로 돌려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래 햇볕정책과 차별화된 ‘이명박표 대북정책’을 3년 가까이 추진해왔다. 그만큼 오래 밀어붙였으면 지금 북한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새 정권의 대북정책에 따른 결과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북한에게 너무 퍼주기만 해서 북한이 우리나라를 만만하게 본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번 도발도 북한이 우리나라의 햇볕을 받으면서 뒤에서는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故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이 실행되었던 지난 10년간 우리 국민들은 전쟁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매일 뉴스를 보며 혹시라도 북한이 쳐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한다. 지금이 1950년대도 아닌데 말이다.
현재 상황만을 보면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은 실패한 것과 같다. 죽지 않아도 되었던 무고한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할 수 없어 국민들의 신뢰까지 잃은 정책이 제대로 된 정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