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나는? 경쟁VS배려
대학에서 나는? 경쟁VS배려
  • 정원호(디지털미디어) 교수
  • 승인 2011.03.0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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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대학 졸업식이 있었다. 과거 졸업식과는 다르게 총장이 모든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나하나 악수를 하며 축하해 주는 동시에,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졸업생들에게 전하는 졸업식이었다. 그동안은 졸업식에 참가 학생들이 적었지만 이번 시도로 조금이나마 졸업생들의 참여도를 일 수 있었다. 총장님의 축하 악수 행렬이 약간 길어지며 식장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그래도 참 좋았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그 행사를 마치고는 바로 식장을 나가고 있었으며, 총동창회장, 총장 축사가 아직 남아 있는데 빈자리는 늘어가고 있었다. 외부 손님들이 적은 것이 오히려 다행스럽던 시간이었다. 금년처럼 성황을 이룬 식장이 행사 후 나가는 학생들에 의해 썰렁하게 변하는 모습은 그 분위기 차이가 심해서, 단상에 앉아있던 나로서는 빈 좌석이 너무 크게 보여 무척 안타까웠다. 자신의 목적이 달성됐으니 앉아 있는 것이 불필요하고 빨리 자신과 가족들 사진을 담는 것이 중요하지 않느냐 하는 이기주의적 행동의 표현인 것 같아 보였다. 비록 얼굴은 모르지만 같은 대학을 졸업하여 동창이 될 동기들의 기쁨을 같이 기뻐해주는 배려심의 발휘가 더욱 필요해 보이는 광경이었다.
미래 사회는 경쟁 사회일까? 배려 사회일까?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아마도 학생들은 입시 경쟁에 몰리면서 배려라는 단어와는 거리를 둔 생활 속에서 학교와 학원 그리고 과외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바쁘게 생활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경쟁과 배려라는 단어는 서로 상극이라, 경쟁 속에서 살아 온 생명체는 타 생명체를 생각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해를 끼치기도 한다. 즉, 배려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반대로 배려 속에서 살아왔던 생명체는 타 생명체를 고려하며 자신의 행위를 하는데, 그것은 자신이 타인의 배려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타인이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 해 주기를 바라지 말고, 자신이 타인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 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배려의 의미가 아닐까? 배려는 여러 가지 행위 활동으로 나타난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타인을 위해 배려해 주는 봉사, 타인의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배려하는 나눔과 동행, 이것들이 모두 배려라는 마음의 발로가 아닌가 한다.
경쟁은 지속 가능성을 제공하지 못한다. 끝없는 경쟁은 언젠가 혼자만 남게 될 것이고 결국은 고립되고 스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속 가능성을 가진 사회의 형성은 구성원들 간 서로를 생각하는 배려로 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 나아가 진정한 프로는 배려심을 가진다. 나는 자신을 낮추는 것을 겸양의 미덕이라 하겠다. 겸양과 배려는 어쩌면 같은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 분리하기 어려운 관계가 아닌가 한다. 미래 기술 개발은 혼자가 아닌 여러 명으로 구성되는 팀으로 밖에 할 수 없는 다양하고 복잡한 융합적 일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팀장의 능력이 바로 팀원을 생각하는 배려와 자신을 낮추는 겸양이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과 자신을 내세우는 자만심은 미래 산업 사회에서 요구되는 덕목은 아닐 것이다.
미래지향의 지속 가능한 우리 대학을 위해, 밝은 모습으로 다가 올 미래의 학생들을 위해 대학 생활을 통해 갖추어야 할 것이 무엇일까? 내년 졸업식에서는 한 단계 성숙해진 졸업식을 보고 싶은 마음은 나만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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