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로 부의 분배를 말하다
주거로 부의 분배를 말하다
  • 이민정 기자
  • 승인 2011.05.0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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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을 세 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누구나가 의식주를 외칠 것이다. 일상과 밀접한 만큼 이 세 가지 요소는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잣대로도 사용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주거는 앞의 두 요소와는 달리 규모도 가장 크며 가시적으로 가장 큰 과시효과를 줄 수 있는 요소다. 그렇다면 과연 사회에서 분배되는 부와 주거와는 어떤 관련이 있으며 한국 주거시장의 현재와 미래는 어떻게 될까.

  역사에서 살펴보는 부와 주거
  자금성, 베르사유궁전 등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관광명소들의 공통점은 바로 그것이 한 사람이 소유했던 궁전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런 거대한 규모의 건물들은 그 당시 ‘주거’의 개념으로 사용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물자와 노동력을 집중시켜 이런 건물을 짓는 게 가능했을 정도로 통치자에게 부가 집중되었다.
일례로 베르사유 궁전은 당시 루이 14세가 새로운 궁을 짓기 위해 루이 13세가 사냥을 위해 지은 여름별장을 재구축해서 지은 건물이다. 늪지대라 궁을 짓기에는 적당한 장소가 아니었음에도 그에게 집중된 부와 권력은 이 지대에 궁전과 정원, 마을을 짓는 것을 가능케 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도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부가 집중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건축물들이 점점 줄어듦과 동시에 부 역시 좀 더 많은 이들에게 분배 된 것일까?

  분배의 양극화를 불러온 한국사회의 부동산 정책
  시대의 흐름이 민주주의로 흘러가면서 과거와 같은 절대적인 부의 집중은 이제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처럼 비슷한 형태의 주거지에 거주하게 되면서 주거와 연관된 부의 분배는 이뤄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많은 차이를 두고 있다. 바로 양극화라는 다른 양상으로 부의 분배가 일어나는 것이다.
양찬일 경제평론가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상암동에 지어지는 초고층 빌딩, 잠실 제2호 롯데월드 옆에 세워지고 있는 빌딩 등은 현대의 피라미드나 마찬가지”라며 “부유한 사람들은 이런 곳에 부의 과시를 목적으로 ‘세컨드 아파트’를 마련하고 흔한 전세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는 서민들은 월세로 밀려나고 있다. 과거에 부가 한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양극으로 분화되고 점점 그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일부 계층의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초고층 빌딩은 해운대 등지에서도 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현 정부가 세 돌을 맞은 기념으로 실시한 ‘3.22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의 정책평가결과는 국민의 60%가 ‘현재의 부동산 정책이 잘못되어 있다’라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철퇴를 맞았다. 그중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보금자리 주택이다. 보금자리 주택은 이론적으로는 시중 가격의 70%로 주택공급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서민들이 입주하기에 적당한 가격이 아니다. 보금자리 주택을 살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은 중산층 정도고 실질적으로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택 형태는 목돈이 들어가지 않는 임대주택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이용개념을 통해 만들어진 임대주택단지를 소유개념의 보금자리 주택단지로 전환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소유 중심 주거관념이 이용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을 고려하면 오히려 반대편으로 치닫는 셈이다.

  주거를 통한 부의 재분배를 목표하라
  양극화된 부의 분배로 인한 미래의 주거방식은 어떻게 될까. 한양대학교 김익성(건축공학) 교수는 “미래의 주거형태는 현재의 주상복합 건물과 같은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 대부분의 중산층은 획일화된 주거형태를 가지게 될 것이다”라며 “하지만 외부의 힘이 개입되지 않는 이상은 여전히 부유층은 주택 등의 주거로 자신의 부를 표시할 것이고 양극화는 쉽사리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 답한다.
그러나 양 평론가는 싱가포르의 사례를 들며 긍정적 견해를 표시했다. 현재 싱가포르는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 임대주택을 3~40년 동안 임대해주고 있다. 정부의 복지정책으로 주거로 대표되는 부의 격차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라는 것. 이처럼 미래의 주거환경을 주제로 한 이론들은 긍정적 견해와 부정적 견해 등 부지기수다. 그렇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양극화를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주거는 음식이나 옷과 다르게 지위를 나타내는데 결정적인 과시효과를 지니기에 부동산 폭리 등의 역효과도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주거는 대형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대기업들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건축 후 국민들에게 임대하고 그 속에서 임대료를 받는 방식인 것. 하지만 대기업의 적정 이윤 기준을 정해 임대 과정에서 폭리를 취할 수 없도록 국가차원의 조치를 취한다면 부동산 폭리 완화는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그렇기에 가까운 미래에 부의 공정한 분배가 실현될 가능성역시 결코 희미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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