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꿈꾸는 세상을 만날 수 있을까
어디에서, 꿈꾸는 세상을 만날 수 있을까
  • 이정수(도서관 83) 동문
  • 승인 2011.09.05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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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뭘 했었나 싶을 정도로 공부도, 연애도 변변하게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도서관학(현재 문헌정보학)을 전공해 마치 내가 도서관 주인인 양 시간만 나면 학교 도서관을 찾곤 했다. 그러나 열람석에서 공부를 하기보다 서가에서 이 책, 저 책 읽으며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었고, 세상을 알아가고, 다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꿨다. 

  꿈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과 함께 서서히 잊혀졌다.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고 기르며 어느덧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생계형 직장인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도서관 직원 모집에 지원해 덜컥 합격하는 행운을 얻게 됐다. 공공도서관 운영을 하게 되면서 대학시절 꿈꾸던 세상을 도서관에서 실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도서관 정신이 대학시절 동경했던 사회와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차별하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며, 참여와 소통하고,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이 바로 도서관이었다. 

  도서관은 창조의 공간이기도 하다. 체스터 칼슨은 도서관에서 복사기 원리의 힌트를 얻었으며, 앤드류 와일즈는 도서관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생각해 냈고, 나폴레옹은 이동도서관을 떠올렸다. 빌 게이츠는 “나를 키운 것은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도서관에서의 독서가 성공의 요인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사람들은 너무 바빠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한다. 동네마다 도서관이 들어서도 어린 아이들에게만 책을 읽힌다. 그마저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공부하느라 책을 읽지 못한단다. 중고생들도 대학입시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없고, 대학생들도 취업 준비로 독서할 여유가 없다고 한다. 눈앞의 단기적인 성과와 실적쌓기에 급급한 사회현상이 독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러나 꾸준한 독서야말로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인문학적 소양은 주체적 인간으로 살고, 삶의 역경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며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대로 키워준다.

  덕성의 딸들, 아름다운 후배들에게 묻고 싶다. 나만의 소중한 꿈을 키우고 있는지…. 그 꿈을 이루고 싶고,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만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바란다. 그리고 서가로 가서 책을 펴도록 하라. 거기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꿈이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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