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께부터 대강의동과 차미리사기념관 등지를 오가기 시작한 길고양이에게 학우들은 ‘덕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학내 길고양이에 대해 권윤정(영어영문 3) 학우는 “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학우들도 있을 수 있고 길 동물이 전염병을 옮길 위험도 있어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시행해 온 <동물보호법>에 의하면 유기동물을 보호·공고하는 기간이 10일로 단축돼 안락사 되는 경우가 많아 섣불리 유기동물로 신고할 수도 없다.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 버려져 동물보호시설로 수용된 유기동물이 전년 대비 10.1%나 증가해 사설 보육시설과 재정이 한계상황이라 덕덕이의 거처 역시 예측할 수 없다.
이처럼 학우들 사이에서 학내 위생과 덕덕이의 안전을 위해 ‘덕덕이 집짓기 추진위원진회를 만들자’ ‘입양 시키자’ 등 다양한 의견이 모아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가진 실천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대학 차원의 대처에 대해 총무과 최용덕 사무처장은 “덕덕이 문제에 대해 논의된 적은 없으나 학우들이 구체적인 방안을 요구할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학우들의 덕덕이에 대한 관심에도 아쉬운 점이 많다. 사료를 챙겨주는 학우들도 있었지만 학내에서 목격된 덕덕이는 파닭 등의 배달음식, 우유 등을 먹고 있었다. 사람이 먹는 우유에 들어있는 락토오즈는 고양이에게 설사를 유발하고 파닭 속의 파는 고양이가 먹을 경우 중독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학우들은 사람이 먹는 음식은 동물에게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먹이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학우들의 덕덕이에 대한 관심 또한 단편적이었다. 학기 중엔 하루가 다르게 살이 올랐지만 6월 말 방학이 시작되면서 다시 빠른 속도로 야위었다. 자취를 감춘 덕덕이에 대한 소식 이후 사실여부와 상관 없이 덕덕이에 관한 언급은 사라졌다. 이러한 덕덕이에 대한 처우는 덕덕이가 화젯거리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최근 이뤄진 <동물보호법>개정을 통해 가중된 동물학대 처벌, 반려동물 등록제 시행 및 <부가가치세법> 개정에 의한 반려동물 진료 과세 논란이 이어지면서 현재 우리사회에서 동물은 ‘짐승’과 ‘반려’라는 이름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있다. 대학생으로서 동물이 동물답게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