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만드는 문화
장애인이 만드는 문화
  • 황유라 기자
  • 승인 2012.04.17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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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를 달리는 사람들
  휠체어의 바퀴를 의미하는 ‘휠’. 중심축과 뼈대가 하나가 돼야 굴러가듯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휠은 2001년 연극 동아리로 시작해 지금은 장애인 연극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장 많은 장애인이 무대에 오르는 극단이 됐다. 송정아 단장은 “장애인을 위한 문화공간을 만들어 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극단을 꾸리게 된 이유를 말했다.
  휠은 중증장애인들의 주체성을 바탕으로 그들의 역량 강화와 비장애인의 사회적 인식 개선을 중심으로 하는 공연문화를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기획팀 황정영 씨는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더 나아가 비장애인과의 소통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고 휠이 추구하는 가치를 설명했다.

극단 '휠'의 연극배우들

  휠은 기획, 연출팀을 비롯해 중증장애인 연극배우 7명이 이끌어 가고 있다. 공모전을 통해 대본을 선정해 기획·연출 단계를 거쳐 하나의 극본이 완성되면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간다. 배우들은 자신이 맡고 싶은 배역을 따내기 위해 오디션을 보기도 한다.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연극이지만 오로지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한다. 연극배우 신강수 씨는 “무대에서는 장애를 잊고 나를 표현할 수 있어 즐겁다”며 “공연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관객들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 자체가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장애인 예술에 대한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며 “장애인 예술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는 서포터즈가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연극이 아닌 장애를 먼저 바라보는 사람들. 휠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욱 노력하고 발전한 모습을 통해 그 틀을 깰 것이라 말한다. 편견과 선입견에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리는 그들은 다른 이들에게까지 희망을 선사하는 멋진 삶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노래로 이야기하는 ‘시선’
  우리사회는 예쁘고 아름다운 것만을 보고 듣길 원한다. 그런데 여기 불편한 몸으로, 다소 부족한 노래 실력으로 그 기준을 깨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애인 노래패 ‘시선’이다. 시선은 노래를 사랑하는 장애인들이 뜻을 모아 결성한 모임으로 현재는 4명의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 각자의 직업이 있지만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노래를 통해 즐거움을 나누는 그들은 노래를 하는 것이 행복하다 말한다.
  시선은 비영리 민간단체 <장애인 문화공간>에 속해 있다. 그렇다보니 노래 연습할만한 공간도 여의치 않고 공연이나 음반 제작을 위한 비용 마련에도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시선은 이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에 최선과 열정을 다한다.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 노래에 담긴 진심을 전할 뿐만 아니라 2009년에는 직접 음반을 제작해 발매했을 정도다.
  5년째 시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정 팀장은 “장애가 있다 해서 예술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노래를 함으로써 당당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장애를 가졌다고, 잘 하지 못한다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고 노래를 통해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전했다.

장애인 노래패 '시선'

  장애인도 충분히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지만 아직까지 장애인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대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시키는 게 문제다”며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문화에서 배제시키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고 소통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했다. 진정 노래를 즐길 줄 아는 시선, 그들은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줄 준비가 되어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다지만 아직까지도 장애인 문화에 대해서는 그 변화가 제자리걸음이다. 그러나 장애가 문화를 향유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는 없다. 장애인 역시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문화를 누릴 권리가 있으며 비장애인 못지않은 문화를 생산해 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소외된 세상 속 어딘가에는 척박한 상황을 딛고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는 장애인 예술가들이 많다. 그 노력과 열정이 그들을 세상 밖으로 나가게 해줄 날개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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