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 30개월
[백미러] 30개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2.05.14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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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무려 30개월 약정으로 지금의 핸드폰을 샀다. 한숨 나오는 숫자였지만 약정이 긴 대신 기기 값을 좀더 싸게 지불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대다수인 친구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는 이유도 한몫했다. 그러나 곧 최신형 LTE 핸드폰, 새로운 시리즈의 핸드폰들이 출시됐다. 자연스레 친구들 사이에서 최신 핸드폰으로 부러움을 샀던 나의 핸드폰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됐다. 

  30개월, 즉 2년 6개월. 이 기간은 나와 연관이 깊은 듯하다. 그 긴 시간 동안 핸드폰을 써야 하듯 나는 2년 6개월 동안 신문사 기자로서 기사를 써야 한다. 최신 핸드폰으로 핸드폰을 바꾸고 싶듯 1년 남짓한 임기를 지내며 관두고 싶은 적도 많았다. 그러나 아직 못 갚은 기기 값이 걸려 핸드폰을 쉽사리 바꾸지 못했듯, 남은 임기와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아쉬움은 관두고 싶단 생각들을 사라지게 했다.

  돌이켜보면 친구들은 6개월마다 그 비싼 핸드폰들을 ‘질린다’는 이유로 수시로 바꾸곤 했었다. 그런 풍토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편안함과 새로움만을 추구하는 대학생들이 여전히 많다. 지난 598호 특집을 통해 우리대학 다른 언론사들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겨울방학에 교수신문에서 주최한 기자학교를 다녀왔을 때도 들리는 소리는 매한가지였다. ‘요즘은 장시간을 투자하고 여러 가지 스펙을 쌓는데 방해되는 이런 힘든 일 보다는 외부에서 진행하는 멋져 보이고 쉬운 활동이 인기가 더 많은 것 같다.’ 이러한 진득함에 대한 대학생들의 외면이 대학언론의 위기를 낳고, 뿌리깊은 학내 동아리와 행사의 전통을 사라지게 만들진 않았나 싶다. 학기 초, 수습기자를 모집할 당시 지원자는 6천 학우 중 고작 손에 꼽을 정도였다. 반면 홍보실 기자단의 적지 않은 지원자 수는 기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물론 홍보 부족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실로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나는 다른 이들은 포기한 30개월을 조금 힘들지만 진득하게 버텨볼 생각이다. 그러면서 말없이 응원해주는 덕성여대신문의 꾸준한 독자들을 위해 우여곡절이 있지만 진득한 신문을 만들고 싶다. 쉴 틈 없이 바쁜 세상에서 정확하지만 깊이 있는 덕성여대신문이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독자들께서는 남은 1년간의 세월을 유심히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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