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에서의 한 학기
덕성에서의 한 학기
  • 조진만(정치외교) 교수
  • 승인 2012.06.1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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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대에 임용돼 한 학기를 보내고 있다. 이젠 처음 여학생들 앞에서 강단에 섰을 때의 어색함과 쑥스러움도 거의 사라진 느낌이다. 가끔씩은 내가 너무 빨리 여대에 적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즐거운 고민도 한다. 세상만사 그렇듯이 덕성여대에 온 것도 내 팔자나 운명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면 적응을 잘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직도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것이 많은 새내기 교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덕성여대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점들을 몇 가지 술회하자면 다음과 같다. “덕성여대는 참으로 아름답다.”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내가 받은 덕성여대에 대한 첫인상은 고운 자주색 한복을 단아하게 차려 입고 북한산 풍경 앞에 서 있는 여인 같은 느낌이었다. 또한 학교에 다다르면 머리가 시원해지는 그 느낌도 좋다. 항상 번잡하고 공기가 안 좋은 곳에서만 생활을 한 덕이다. 이런 면에서 덕성여대는 행복하다.

  “덕성여대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덕성여대는 좋은 교육 프로그램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여러 대학의 프로그램들을 경험했지만 덕성여대만큼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갖춘 학교는 많지 않다. 그 동안 덕성여대 모든 구성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는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차분히 큰 비전 하에서 교육을 준비하고 실행한 대학은 언젠가 반드시 큰 성과를 이루게 된다. 나는 우리 덕성여대의 많은 잠재력들이 오래되지 않은 시간에 크게 터져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덕성여대에는 훌륭한 인물이 많다.” 덕성여대에서 만나본 교수님들과 직원 선생님들은 모두 학생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 그리고 학생들 또한 좋은 인품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요즘 주위에서 실력만 뛰어난 사람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실력과 더불어 인성적으로 훌륭한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나는 우리 덕성인들이 뛰어난 실력과 더불어 좋은 품성도 겸비한 훌륭한 인물들로 가득 차 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앞으로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고 요구하는 인물들이 덕성여대로부터 많이 배출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그렇게 누차 강조를 해도 여전히 내 주변에 내가 덕성여대가 아닌 동덕여대 교수가 된 것으로 아는 지인들이 있다. 어느 학교가 더 좋다 나쁘다를 유치하게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보고 느껴온 바로는 뭔가 아쉽고, 한편으로는 ‘왜 그러지?’ 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우리가 하는 일과 업적들에 대해 외부 사람들이 무관심한 건지, 아니면 우리 스스로가 덕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정치학에는 작은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더 잘 이루어진다는 주장들이 많다. 작은 국가에서 공공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 그리고 타협과 협력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리 덕성여대엔 ‘작지만 훌륭한 대학’으로 크게 비상할 수 있는 기반은 충분히 조성돼 있다. 이제 남은 일은 덕성인 모두가 한 마음으로 합심해 힘찬 날개 짓을 하는 것이다. 덕성여대가 높게 비상하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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