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용서해야 해?
왜 용서해야 해?
  • 오영희(심리) 교수
  • 승인 2012.08.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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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남자친구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단다. 더욱 놀랄 일은 그 여자가 바로 내 절친이라는 것. 만약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어떨까? 분함, 억울함, 몸의 떨림, 불면증, 사람들에 대한 불신, 불안, 우울, 대인기피 등이 나타날 것이다.
  살다 보면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서 억울하게 깊은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다. 부모나 가까운 가족에게서 기대하는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 친구의 배신, 부당 해고, 학교폭력을 포함한 각종 범죄피해 등. 그런데 이와 같은 부당하고 심각한 상처를 제대로 치유하지 않으면 다양한 종류의 신체장애와 정신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받은 부당하고 심각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바로 ‘용서’다. 용서는 ‘개인적으로 깊고 부당한 상처를 준 상대방에게 갖는 부정적 정서·사고·행동 반응을 극복하고 상대방에 대해 긍정적 정서·사고·행동 반응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용서해야 하는가? 복수가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통쾌한 반응이 아닌가?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용서는 상처받은 개인과 사회를 위해서 복수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해결방법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용서는 분노, 우울, 불안,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집착, 충동적인 행동, 강박적인 사고와 행동을 감소시키는 반면에 희망, 자아존중감, 정서적 안정성, 분노감정의 통제, 부부와 가족관계를 향상시킨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용서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용서가 한 개인이 부당하게 받은 깊은 상처를 치료해 주어서 그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용서는 ‘남자친구와 내 절친의 배신’이라는 깊은 상처와 그 상처가 준 각종 후유증에서 벗어나서 내가 다시 건강하고 행복해지게 도와준다. 두 번째는 용서가 개인에게 내적인 효과 외에도 갈등과 상처로 인해 파괴된 인간관계를 회복시켜줌으로써 사회적 상호작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즉, 용서를 통해 다시 남자친구와 내 절친, 그리고 우리 때문에 불편해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용서가 개인들 간에 일어나는 갈등뿐만 아니라 종교, 지역, 국가 간에 일어나는 갈등을 치료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용서하고 치유되기 위해서는 용서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용서와 화해는 다르다. 용서는 개인내부에서 이뤄지는 것이지만, 화해는 2명 이상의 당사자들이 함께 관여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용서는 화해의 가능성만을 열어놓을 뿐이며 화해는 상대방의 화해의도와 반성, 안전성 등 용서보다 더 많은 조건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데이트를 하다가 남자친구가 폭력을 써서 상처를 입었을 때 용서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남자친구의 반성과 나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에 섣부르게 화해하는 것은 나를 위험에 빠지게 하고 폭력을 지속시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진정한 용서와 변명, 합리화 등의 가짜용서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갑자기 용서가 궁금해지는가? 용서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용서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용서에 관한 심리학 참고문헌들을 읽어보라. 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주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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