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100개의 희망
이력서 100개의 희망
  • 임양미(디지털미디어) 교수
  • 승인 2012.11.05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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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왜 추운 겨울에 졸업식을 하는지…. 반갑지 않게 졸업식을 맞이한 나에게는 졸업장보다 미취업자 딱지가 먼저 쫓아다녔다. 나의 전공은 방송영상제작과 방송통신공학이 융합된 것이었다. 때문에 미래에 촉망받는 직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나 스스로도, 주변 사람들도 기대를 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록지 않았다.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나의 작은 키였다. 조명·촬영 기술을 다루고 무대를 설치하는 일에는 신장 165cm 이상이라는 조건이 따랐다. 굴하지 않고 방송 관련 분야에 서류를 냈지만 1차 심사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나는 곧이어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 낮은 직위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높은 직위를 바라봤다. 또 떨어졌다. 결국 1년 동안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며 매일 도서관에서 신문을 읽고 끊임없이 이력서를 써냈다. 이것이 나의 20대 생활이었다. 시간이 흘러 작은 회사에 입사했고 그를 거쳐 조금 큰 회사를 다니며 경력을 쌓게 됐다. 나는 부푼 꿈과 희망을 가지고 나의 꿈을 다시 이루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만 학벌, 부족한 경력, 미흡한 정보 수집 등으로 인해 좌절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래도 끊임없이 도전했다.

  나는 진로를 선택하려는 학생들에게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엇이든 경험해보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항상 ‘도전’의 자세를 가지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처음에는 전혀 아닌 것 같은 선택과 경험도 시간이 흐르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도전에는 항상 희망이 존재한다. 희망은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위대한 착각이라고들 말한다. 긍정적인 착각은 힘든 시기에도 행복과 꿈을 선사한다. <거인들의 발자국>이라는 책에 이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다. 한 병원 중환자실에 삶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소년이 있었다. 어느 날, 한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실수로 중환자실에 들어오게 되고 우연치 않게 소년과 친분을 쌓게 된 그는 숨도 쉬지 못하는 소년에게 자신이 배울 내용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소년은 그것을 의사의 처방으로 받아들였고 그때부터 소년의 건강은 점차 나아졌다. 그 결과 기적적으로 소년의 병은 완치될 수 있었다. 소년은 의사의 처방을 통해 자신의 상태가 호전되는 것이라 긍정적인 착각을 하면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게 된 것이다. 나는 20년 동안 100개 이상의 이력서를 썼다. 매번 떨어질 때마다 나도 소년처럼 긍정적인 착각을 했던 것 같다. ‘이래서 떨어졌구나! 다음에는 더 잘 하겠군’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 착각은 나의 희망이었고 그 희망이 나를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들었다. 처음부터 자신과 딱 맞는 진로나 직업은 없다. 나는 100개가 넘는 이력서를 쓰면서 ‘진로선택’이라는 것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극복과 도전, 그리고 긍정적인 착각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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