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봉사인가
누구를 위한 봉사인가
  • 박효진 (국어국문 3)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3.05.27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대학생 해외 탐방이라든가 대학생 해외봉사 프로그램이라든가, 그 형태와 내용은 제각각이지만 해외 활동 바람이 불고 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재임 이후,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사람에 대한 관심과 우리가 제 몫을 찾아 먹고 있지 못하다는 뉴스 보도 등이 연일 쏟아져 나온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국제기구나 NGO에서 주최하는 각종 프로그램 참여가 인기몰이 중이다. 또 기업에서는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저마다 프로그램을 홍보하기에 바쁘다.

  수많은 해외활동 중 많은 비중을 갖고 있는 대학생 단기 해외봉사 프로그램에 대해 필자는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혹자는 단기 봉사를 통해 참된 봉사의 의미를 깨달았다 하고 그로 인해 봉사를 꾸준히 한다고 하기도 한다. 갇혀있던 사고가 열리기도 하고 개발도상국들의 소식, 국제적 소식에 더 관심이 가게 되었다고도 한다. 이런 점은 필자도 공감한다. 그러나 과연 그 해외봉사가 진정으로 개발도상국에 있는 그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

  개발도상국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전문가가 아닌, 대학생들이 한 마을에 몰려가서 한 달 정도 마을의 아이들과 놀아주고 간단한 교육을 하는 것이 대부분의 단기 봉사활동 일정인데 항상 마무리는 준비해 간 선물을 나눠주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한 번이면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지만 필자가 그 현장에서 2년간 느낀 바로는 단기 대학생 해외봉사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고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뿐이다.

  국내에선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그곳에 오랜 기간 거주한 사람들을 통해 봉사활동을 할 만한 마을을 수소문 하게 된다. 근래 해외활동에 대한 욕구가 증가함에 따라 수요는 엄청나지만 새로운 마을을 매번 찾기란 그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보통 그런 연락을 받은 사람은 그 전에 봉사자들을 보냈던 마을로 다시 사람들을 보내게 된다. 2, 3번 이상 단기 봉사자들을 같은 마을로 보내다 보면 도움을 받은 그 마을은 ‘기다리면 또 누군가 도와주겠지’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이런 상황으로 인해 개발협력에 실패한 마을의 사례가 수많은 NGO나 정부기관의 보고서 속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누군가를 도와주겠다는 열정으로 해외봉사에 나서는 것은 말리고 싶지 않다. 또 지금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해외봉사에 대한 바람이 비단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하는 해외봉사가 진정으로 그들에게 약이 될 수 있는가 한번쯤 돌아볼 줄 아는 지성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