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위기
인문학의 위기
  • 부유진(식품영양 3)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3.09.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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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또 고3 시절 그렇게 중요하다고 여긴 9월 평가원 모의고사도 얼마 전에 치러졌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은 보통 진학하고 싶은 학교와 학과를 고민하게 된다. 이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취업이 잘되는 경영학과나 혹은 전기전자 같은 공과계열을 선호한다. 대체적으로 수험생들은 사학과나 철학과 혹은 어문계열학과 등에 진학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로 ‘취업 잘 안 되지 않아?’라고 묻곤 했었다. 하지만, 대학은 취업을 위한 대형 입시학원 같은 곳이 아니라 학문을 깊이 있게 더 공부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5월 배제대학교에서는 국어국문학과를 통폐합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한다. 불어불문학과나 독어독문학과도 마찬가지로 폐지될 예정이라고 한다. 폐지 이유는 취업률이 낮다는 것. 대학 전체 취업률을 낮추기 때문에 폐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취업률을 근거로 재정을 지원하기 때문에 교육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지만, 문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의 꿈이 더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대학이란 원래 인문학 중심으로 발생이 됐는데 취업이 안 되니까 학문 자체를 없애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학에 대한 자세가 아니다. 인문학은 어떤 목적이나 결과 도출을 가정하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인문대에는 상대나 법대나 공대와는 다른 과정이 분명 존재한다. 인문학은 그저 학문의 과정이 전부다. 끝나지 않고, 결과를 얻어낼 수 없는 학문인 것이다.

  이런 인문학의 위기는 왜 온 것일까? 위기의 원인을 학과 통폐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문학=학문’이라는 등식이 성립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애물단지 학과’라는 인식이 뚜렷해졌다. 학문을 학문 자체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성과물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면서 달라진 세태 때문이다. ‘돈 안 되는 애물단지 학문’이 연구비 분배의 주된 주체인 정부나 기업화 되어가는 대학들의 푸대접을 받는다. 이렇게 인문학자들의 사회적 입지는 좁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오히려 증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화의 문제점을 성찰하는 인문학은 진부하고 쓸모없는 것이 아닌 지극히 ‘현대적’인 것이다. 인문학 전공자들이 단기적 성과(취업 등)를 얻지 못한다고 해서 이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잘못됐다. 인문학은 최근 사회가 요구하는 소통능력, 리더십, 자기관리, 사회적 소양과 자질을 고루 갖출 수 있도록 하는 학문이다. 시대적 인재 상을 정하고도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는 사실은 오히려 이율배반적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이 외부적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순수학문을 지켜가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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