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서재] 예술과 문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교수님의 서재] 예술과 문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 이원영 기자
  • 승인 2014.03.17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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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연(독어독문) 교수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한 이래 정신분석은 신경증 환자의 치료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의 분석에도 응용됐다. 정신분석학을 통해 예술작품 속에 나타난 의미나 무의식적 의도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독일 낭만주의 시대의 작품을 정신분석이론으로 분석한 프로이트의 <예술, 문학, 정신분석>으로 곽정연(독어독문)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교수님의 평소 독서 생활이 궁금합니다
  학창시절에는 문학 소설에 빠져 있었지만 요즘은 문학 관련 연구서를 주로 읽는다. 책을 여유있게 읽을 시간이 없어 정독하기보다는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고 있는 점이 아쉽다. 학생들에게 책의 내용을 살피면서 저자에 대해서도 알아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또 책을 읽기 전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나는 이 책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는 것도 좋다.

  추천도서인 프로이트의 <예술, 문학, 정신분석>을 소개해주세요
  이 책은 오스트리아의 신경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프로이트의 논문을 엮은 책이다. 프로이트는 셰익스피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괴테, 입센, 도스토옙스키 같은 문학가와 예술가의 작품 분석을 통해 자신의 정신분석학을 증명하고자 했다. 억압된 욕망이 인간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작용한다는 전제에서 시작하는 정신분석학은 억압된 욕망을 포착해 신경증 환자를 치료하고, 더 나아가 사회 현상을 해석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정신분석학에 대해 더 알고 싶은 학생들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연구를 정리한 <새로운 정신분석 강의>를 읽어볼 것을 권장한다.

  이 책을 추천도서로 선정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문학과 예술작품을 색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나는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 독일 낭만주의 시대 작품을 연구한 적이 있는데 프로이트는 어느 분석가보다도 낭만주의 문학을 창의적으로 분석했다.

  낭만주의는 생명이 고갈된 계몽주의와 형식과 조화를 존중하는 고전주의에서 벗어나 혼돈과 몽환을 찬미하고 조화를 무시한 자유로운 세계에서의 낭만적 아이러니를 중시하던 문예사조다. 이 시기부터 독일인들은 그동안 경시되던 꿈, 무의식, 인간 심리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관심의 증가는 독일어권에서 프로이트와 같은 학자들이 무의식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시작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우리는 여기서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집중하는 독일의 정신도 느낄 수 있다.

  책에 있는 프로이트의 여러 논문 중 어느 것이 가장 인상 깊으셨나요
  모든 논문이 흥미로웠지만 낭만주의 대표 작가인 에른스트 호프만의 작품 <모래 사나이>를 분석한 논문 <두려운 낯설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논문에서 프로이트는 <모래 사나이>의 주인공 나타니엘의 심리를 분석하는데 억압된 어린 시절의 감정이 되살아날 때 ‘두려운 낯설음’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나타니엘은 잠을 자지 않는 아이에게 모래 사나이가 찾아와 눈에 모래를 뿌리고 눈알을 뽑아간다는 섬뜩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순간 아버지의 친구이던 코펠리우스를 보게 되고 나타니엘은 그를 모래 사나이라고 여기게 된다. 그의 아버지가 코펠리우스와 함께 실험을 하다 사고로 죽게 되는 사건은 그에게 치명적인 정신적 외상을 남긴다. 훗날 대학생이 된 나타니엘은 모래 사나이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날 때마다 섬뜩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 이것에 사로잡혀 자살을 하고 만다. 극복되지 않은 어린 시절의 감정이 성인이 돼서도 트라우마로 남은 것이다.

  <모래 사나이>에는 ‘눈’에 대한 위협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프로이트는 이를 어떻게 분석하나요
  모래 사나이가 눈에 모래를 뿌리고, 대학생이 된 나타니엘에게 모래 사나이로 여긴 코펠리우스가 안경장수로 다시 등장하고, 안경장수가 나타니엘이 사랑하던 인형의 눈을 뽑는 등 <모래 사나이>에선 눈에 대한 위협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프로이트는 눈에 대한 위협을 성기를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남자 아이의 공상인 ‘거세 콤플렉스’로 연결해 해석한다. 아이들의 눈을 뽑아가는 모래 사나이가 거세를 집행하는 아버지와 같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모래 사나이와 코펠리우스를 ‘나쁜 아버지’의 이미지로 해석한다. 또한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자신의 눈을 멀게 한 것도 거세라는 응징의 약화된 형태라며 눈을 잃어버린다는 공포는 거세 불안의 한 변형이라고 주장한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이론으로 작품을 설득력 있게 분석해내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분석이 과장돼 보이기도 하는데요. 과연 그 분석을 옳다고만 말할 수 있나요
  작품을 분석하는 데 정답은 없지만 그 분석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면 그것은 옳은 분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만약 더 좋은 분석이 나와 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산다면 그것이 새로운 이론이 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정신분석학자가 환자에게 ‘당신의 정신병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갈등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고 하자. 만약 이 분석을 환자가 납득하고 받아들인다면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갈등이 병인인 것이고 그 환자는 그제야 치료가 가능해 진다.

  마찬가지로 인문학은 수학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이 없고 끊임없는 분석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인문학을 바라볼 때 한 사람의 의견이 100% 옳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끝으로 덕성인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강의를 하다 보면 우리대학 학생들이 발표 같은 능동적 활동에 많은 부담을 갖고 있음을 느낀다. 문제의식을 갖고 능동적으로 학습한 지식은 오랫동안 자신의 지식으로 남는 반면 수동적으로 배운 지식은 머리에서 쉽게 잊혀진다. 대학은 문제의식과 능동적 태도를 연습하는 곳이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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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님의 서재’를 읽고 3월 26일(수)까지 덕기자 페이스북(www. facebook.com/press.duksung)에 짧은 소감을 남겨주시는 분 중 한 분을 선정해 곽정연 교수님의 추천도서 <예술, 문학, 정신분석>을 선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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