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학우들의 건의를 들어주세요
[학생칼럼] 학우들의 건의를 들어주세요
  • 김예지(일어일문 3)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4.05.26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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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중간고사 기간, 여느 학생들처럼 본인도 주말 저녁 인문사회관 지하 1층 빈 강의실에서 혼자 시험공부를 했다. 그러던 중 아주머니와 아저씨 한 분이 강의실 내 프로젝터를 교체하기 위해 잠시 들어오셨다.

  인문사회관에서 수업을 들어 본 학우라면 인문사회관 프로젝터가 낡은 것으로 꽤 유명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환한 대낮에는 물론이거니와 어두운 초저녁에도 언제나 너무 밝아서 보이지 않는다. 교실 조명 세 개의 스위치를 다 끄고 커튼을 다 치고 나서야 제대로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본인도 어느덧 고학년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만큼 학교를 다녔지만, 3년 내내 잘 보이지 않던 프로젝터를 이제야 고쳐 주는구나 싶어서 내심 기뻐하며 교체 과정을 지켜봤다. 아저씨는 이 기종은 너무 오래된 기종이라며 아직도 사용한다는 게 믿기질 않는다고 하셨다. 전원 또한 불을 끄고 나서야 간신히 켜진 걸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프로젝터를 수업 때 실제로 쓰고 있는 지에 대해 물으시면서 학우들 대신 한숨을 다 쉬곤 하셨다. 그렇지만 더 이상 눈 아프게 수업들을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기에 대수롭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로젝터는 바뀌었다. 문제는 다른 건물에서 쓰고 있던 기종을 가져와서 인문사회관 강의실에 말 그대로 ‘대충 맞춰보려고’ 했던 것 같았으나 알고 보니 아예 같은 기종이었던 것이다. 아저씨는 누군가와 통화를 해보시더니 바꿔도 보이질 않는데 교체를 하는 것이 맞는 가에 대한 질문에 긍정의 대답을 듣고 결국 바꿔주시고 나가셨다. 교체의 의미가 없는데 굳이 교체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하시면서.

  우리대학 홈페이지에는 ‘건의합니다’라는 게시판이 있다. 보통 강의실 환경 개선에 관한 건의가 많이 올라오는데 시계, 프로젝터, 강의실 문, 칠판 관련 등의 건의사항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건에 관해서도 건의사항이 올라왔었고 학교 측은 확인 후 1학기 내로 조치를 취해주겠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 낡은 기종의, 이미 그 한계치에 도달한 프로젝터를 똑같은 기종으로, 똑같이 낡은 프로젝터로 교체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해결책인 것일까? 그리고 굳이 바꿔도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알면서 교체하라고 지시했던 건 무슨 의도였던 것일까?

  시험기간이 끝난 후 다시 그 강의실을 방문한 적은 없지만 다른 강의실들은 여전히 변한 것이 없다. 우리는 여전히 불을 다 끄고 나서야 수업자료를 시청할 수 있으며 매번 불을 껐다 켰다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1학기가 이제 한 달 남짓 밖에 남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1학기 내로 조치를 취해주겠다던 학교의 답변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랜 시일이 걸리겠지만 학교가 더 적극적인 태도로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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