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소리] 뿌리를 찾아서
[독자소리] 뿌리를 찾아서
  • 박초롱(국어국문 4) 독자소리 위원
  • 승인 2014.05.26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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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모 주간지에서 네 명의 기자들이 몇 달간 노동 현장에 잠입 취재하며 겪은 일들과 고충을 다룬 특집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 현실성은 물론 느끼게 하는 점들이 많아서 지금까지 읽었던 기사들 중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이번엔 신문사에서 그 기억을 끄집어내주었다. 대학면 <작은 배려가 없어 고된 오늘>에서 기자는 직접 쓰레기통 속으로 몸을 숙이고, 앉아서 변기를 닦았다. 우선 직접 현장으로 들어가 체험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기사를 읽으면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하고 찔린 적은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계속 느끼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아무 생각 없이 버린 음료 용기를 제대로 분리수거하고 싶게 만든다면 의도가 제대로 전달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획연재 목록을 보니 앞으로 대학 내의 노동환경을 다루는 것이라 예상한다. 일회성 기사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주시해주길 바란다.

  이번 신문을 읽고 기자 분들에게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해보기’라는 숙제를 내드리고 싶다. 우선 문화면의 <여섯 개의 눈으로 바라본 서울>에서는 최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 중 세 장소를 적절하게 뽑아 현장을 그대로 바라봤다. 하지만 바라보기만으로 그치기에는 아쉽다. 이미 기사에 ‘이 세 곳 모두 프랜차이즈에게 점령되었다’는 문제점이 나와 있다. 왜 옛날과 분위기가 바뀌었는지, 최근의 이런 상황은 왜 발생했는지를 심층적으로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면의 <우리는 인터넷에서 잊혀질 수 있을까>에서는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렇게 쉽게 글을 쓰는가’이다. SNS의 익명성을 타고 이런 상황이 많아진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리고 폐쇄적인 사이버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갈구하는 인간의 본능인 ‘관심’도 이 문제에 불을 붙이지 않았을까.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어 사이버 공간이라는 이점을 이용해 거짓을 지어내는 경우도 있다. 삭제 절차가 복잡한 점도 다르게 생각해 보면 그만큼 쓸 때 신중하게 쓰라고 한 김 식혀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인터넷은 폐쇄적이면서 동시에 엄청난 개방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네티즌들은 날이 갈수록 진화한다. 자신이 삭제했다 하더라도 그 기록에 대한 이미지 저장본을 들고 올 정도로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이런 모습들을 더 깊게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성 면의 <갈 곳 잃은 코피노, 그들의 국적은 어디에> 기사에서도 ‘이들의 아버지 중 20대 어학 연수생이 무려 90%에 달한다’는 단락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았는가. 그릇된 성 인식을 고치고 어학연수의 허점을 찌르면서 기사를 다룬다면 더 시원한 기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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