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에볼라 논란에 휩싸인 세계대회
도 넘은 에볼라 논란에 휩싸인 세계대회
  • 류지형 기자, 강소현 기자
  • 승인 2014.09.01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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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발병국 참가자 없음에도 사실과 다른 억측 쏟아져

세계대회 개최 직전
에볼라 공포 확산돼
  우리대학에서 지난달 4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 및 포럼(이하 세계대회)’이 에볼라 바이러스 논란으로 들끓었다. 세계대회의 개막을 앞둔 며칠 전부터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국내에 퍼졌고 세계대회에 아프리카 지역 학생 30여 명이 참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확산됐다.

  이런 사실을 접한 우리대학 학우들은 SNS와 포털사이트에 관련 소식을 전하며 행사 개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학우는 청와대 게시판에 “국가 차원에서 행사를 막아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행사를 취소하고 아프리카 학생들의 입국을 막아달라는 항의가 쇄도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세계대회에 대한 잘못된 정보 및 유언비어가 SNS와 포털사이트에 유포되기도 했다.

  이에 우리대학은 개최 직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세계대회 참가자 중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 국가에 속한 학생이 단 한 명도 없으며 당초 참가 예정이었던 나이지리아 학생 3명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의 발병 사실이 확인된 직후 초청을 정중히 철회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대학은 질병관리본부에 아프리카 참석자들의 항공편 및 명단을 제출하여 검역강화를 의뢰하는 등 지속적으로 질병관리본부, 출입국 관리소, 외교부와 대응방안을 문의해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대회를 담당하고 있는 차미리사연구소 이용환 연구원(이하 이 연구원)은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 직후 논란을 예측해 미리 대책회의를 진행했고 안전한 운영을 위해 정부기관 가이드에 따라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회 진행에도 신중 기울인 반면 
저조한 참가율 보여
    세계대회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일어난 개최 반대 서명 운동에도 불구하고 행사는 정상 진행됐다. 행사에는 아시아·아프리카를 중심으로 27개 국가에서 128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우리대학은 논란을 우려해 세계대회 진행 과정에서도 신중을 기했다. 대회 기간 중 기숙사 이용을 신청한 봉사자들과 아프리카 지역의 학생들이 같은 건물을 사용하되 사용하는 층을 분리하여 생활하도록 했고 수저, 접시 등의 식기용품은 모두 일회용품으로 교체했다. 이외에도 안전을 고려해 일부 행사 프로그램을 축소하기도 했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논란의 여파로 학내 참여율은 저조했다. 우리대학 학우 100명이 세계대회 참관을 신청했으나 실제 참석한 인원은 30명에 불과했다. 봉사를 신청한 학우의 경우에도 일부 인원이 참가 신청을 취소하기도 했다. 세계대회에 봉사자로 참가한 우리대학 A학우는 “논란 이후 약 2~30명의 봉사자들이 빠져나갔고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남은 봉사자들이 처음에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일을 담당했다”며 “원래 외국인 친구들과 봉사자들이 1대 1로 다니면서 통역과 안내를 해주기로 돼 있었지만 그것 또한 어려웠다”고 말했다. 개회식 당일에는 국내 취재진들의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인해 참가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봉사자로 참가한 B학우는 “취재진들이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쉴 새 없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질문을 하며 노골적으로 사진을 찍었다”며 “일부 봉사자들이 취재진들에게 따지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날 우리대학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에볼라 바이러스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우리대학 홍승용 총장은 “실제로 발병 우려가 있는 국가 참가자들은 입국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환자가 발생하지도 않은 국가를 문제 삼고 행사를 매도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고 대회 강행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우리대학으로부터 입국 직전 초청 철회 요청을 받은 나이지리아 학생들이 이를 인권 침해로 여겨 유엔 인권위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제소된 바는 없었다. 아울러 참가 취소 통보를 하기 전 유엔에 미리 알리는 등 국제 관례상에 준하는 절차를 따랐기 때문에 제소로 이어지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 넘은 에볼라 바이러스 논란 우려돼
  한편 일부 네티즌들의 악의적인 게시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산돼 행사를 주최하는 우리대학을 비롯해 재학생과 아프리카 지역 학생들을 향한 도 넘은 비난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에볼라 바이러스 논란에 우려를 드러냈다. 한 참가자는 “아프리카의 모든 지역이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국이 아니고 실제 발병 지역과 수천 킬로가 떨어져 있는 아프리카 국가도 많다”며 “1년에 아프리카에서 입국하는 사람 수가 수천 명에 이르는데 작은 학교 하나가 감정적 불안의 타깃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아프리카의 모든 국가가 에볼라 바이러스 위험 지역이라는 억측이 퍼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아프리카인에 대한 입국 거부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외교부 및 출입국 관리소에서는 아프리카 지역 입국자에 대한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 학우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맹목적인 적개심이 현지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 원구원은 “발병 국가도 아닌 나라 국민의 입국조차 거부하는 경우는 어떠한 곳도 없다”며 “학생들도 사실과 다른 억측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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