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책임과 자기희생
[사설] 책임과 자기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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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02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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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대학이 2015년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지정되었다. 다른 대학들이 치열한 정보전을 펼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던 결정적인 시기가 막연한 기대감으로 속절없이 지나갔다. 총장은 교육부로부터 대안으로서 제시받은 11.2% 정원감축을 통해 지정을 유예 받아야 할 당위성을 역설했으나, 이사진이 이를 거부했다. 결국 대학구조개혁위원장 출신인 총장 본인이 주도했던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에 우리대학이 포함되는 아픔을 맛보게 되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결과로 큰 상처를 받은 학생과 동문에게 사과를 드린다. 

  여러 불운한 면이 크지만, 이 충격적인 결과는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준다. 이제 모두가 마음을 합해 노력해야 한다. 정원감축 거부를 결정했던 법인이 투자를 약속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임교원, 등록금, 장학금 등에 관한 여러 주요 지표는 대학에서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크게 상승되지 않는다. 이제 여대끼리의 경쟁은 무의미하다. 우리대학의 전임교원확보율은 74%(편제정원기준)로 여대 중 우수한 편이나, 수도권 평균은 약 88%이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이다. 내년부터 몇 주기에 걸쳐 대학평가와 구조조정이라는 본선이 예정되어 있다. 향후 상당수준의 정원감축과 학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학내 갈등은 이제 다가온 현실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갈등을 조정하고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대학당국은 구성원들의 신망을 얻는 데 실패했다. 유능한 본부 직원들이 줄 사표를 내고 떠났다. 선의를 가지고 함께 일했던 교수들 중 상당수는 고개를 저으며 본부를 피하고 있다. 지난 봄 4% 정원 감축안을 제시했던 미래전략위원회 위원장은 아무런 희생을 하지 않았으며, 당시 본부는 최선의 전략도, 실행의지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밀실에서 결정된 바를 교수회의에서 통보했다. 이 과정에는 구성원을 설득하려는 성의와 노력이 부재했다. 그 결과 4% 감축 필요성에 공감하던 교수들도 반대표를 던졌다. 비협조를 원망하기 전에 마음을 모으기 위한 자신의 노력에 대해 먼저 생각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이다.

  최근 결정적인 일주일 사이에도 리더십은 부재했다. 26일 교수회의에서 본부는 11.2% 감축안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는 27일 밤에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듣게 되었다. 본부는 이사진이 본부의 안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29일 저녁 게시된 총장의 담화문에는 오히려 정원감축에 반대했던 교수들의 논리가 그대로 적혀 있었다. 총장은 교수회의에서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남 탓도 했다. 내 탓이니 네 탓하지 말자는 담화문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서로 신뢰하고 의지하기 위해서는 책임감과 자기희생이 필요하다. 진정한 리더십은 여기서 나온다. 이제 우리대학에 오래 기여했던, 그리고 앞으로 오랜 시간을 덕성 공동체 안에서 함께해야 하는 구성원 모두가 희생을 아끼지 않으며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모으기 위해서는 법인과 총장 이하 대학본부의 책임감과 자기희생이 요구된다. 교수와 직원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구체적인 자기희생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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