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전달되지 못하는 이야기들
[기자석] 전달되지 못하는 이야기들
  • 강소현 기자
  • 승인 2014.09.29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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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입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독자들에게 사실만을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정기자가 되고 본격적으로 취재를 하면서 기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낀 적이 많았다. 양 측의 입장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사실들을 알아버려 무엇이 진실인지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경우도 있었다. 또한 사건 당사자들의 난처한 모습을 직접 보면 자연스레 그쪽으로 감정이 치우치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몇 번의 좌충우돌을 겪으며 나는 중립의 입장에서 의견을 고루 전달해야 하는 기자의 태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지난 8월 우리대학이 에볼라 바이러스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을 때 언론은 단지 에볼라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부각하며 공포심을 조장했고 어떻게 하면 이 사건을 이슈화 시킬 수 있을까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한 측면만을 과장해 다룬 기사들 속에서 두려움으로 가득 찬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루머를 계속해서 퍼뜨렸고 이로 인해 우리대학 학우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비난을 받았다. 이러한 보도들 중 우리대학의 입장에서 사건을 파악한 기사가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시기에 마침 신문사로 세계대회와 관련해 기성 언론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해왔다. 그러나 그 기자는 오직 우리대학이 에볼라 바이러스가 논란이 된 상황에서 세계대회를 연다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고 한 대학의 학생들이 받은 상처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세계대회 당시 이러한 언론의 태도를 보며 나는 기사를 통해 우리대학 학우들이 얼마나 근거 없는 이유로 매도당했는가를 신문에 담아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세계대회 당시 여느 언론들과 똑같이 한 측만의 입장을 적어내는 것과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로 인해 그 기사는 쓸 수 없었다.

  덕성여대신문사 기자들은 언제나 한 사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양 측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양 측의 입장을 다루다 보니 비판하는 기사보다는 정보전달의 역할에 그치는 기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대학 신문을 읽다 보면 학우들은 “우리대학의 이야기를 더 다뤄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이 남을 때가 있을 것이다. 비록 학우들의 눈에는 부족해 보이는 기사일 수 있겠지만 학우들에게 기자의 입장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해줬으면 한다. 기사는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는 재판장이 아니다. 주어진 사실 속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은 기자가 아닌 독자의 몫이며 기자들은 독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사실 확인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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