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카멜레온 미디어의 행동, 책임은 누가?
[사설] 카멜레온 미디어의 행동, 책임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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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2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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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님! 이번 주는 연구실에 못 나가겠습니다.” 연구실 학생들이 단체로 결근을 했다.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행사장에 사람이 없으니 머릿수 좀 채워주세요.”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저런 메시지가 띵띵 울리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초에 우리대학이 주관한 세계대회 행사로 인해 에볼라 전염병이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네이버 1순위를 한 것이다. 페이스북과 네이버 밴드를 통해 ‘대책 없는 국제행사를 주관’하는 덕성여대라는 뉴스가 순식간에 퍼져 한 번도 1순위를 못 해봤던 우리대학이 네이버 1위를 당당히 차지했다. 과연 이것은 무엇이 문제였을까? 모 학생이 행사에 관련해 질문한 것을 무성의하게 대답한 세계대회 준비위원회의 문제였을까? 아니면 모 학생의 질문이 문제였을까? 시작의 발단은 중요하지 않다. 그 뉴스를 보고 일반학생들이 대처한 행동에 대해 난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디어는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진 카멜레온과 같다. 진실을 말할 때도 있고 거짓을 말할 때도 있다. 미디어는 대중의 심리를 조장시킬 때도 있고 대중을 지배할 때도 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밴드, 트위터와 같은 SNS 미디어는 어떤 얼굴을 갖고 있는 걸까? 한 번쯤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크게 자리 잡고 있는 SNS 미디어를 생각해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과연 SNS를 통해 퍼져나가는 뉴스가 어떤 얼굴을 갖고 있는지 말이다.

  SNS에서 말하듯 국가와 우리대학이 대책 없는 행동으로 에볼라를 확산시킨 걸까, 에볼라는 심각한 것이었나 한 번쯤은 뉴스를 접하고 에볼라가 뭔지, 에볼라 백신 개발이 늦어진 배경 정도는 검색하고 판단했어야 한다고 본다. 저전염성이고 발병 횟수가 드물어 개발 소요비에 비해 경제성이 없어 제약기업들이 개발에 나서지 않았다는 정도는 파악했어야 한다. 그럼 100m 멀리서 아프리카인이 보였다고 해서 감염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우리대학의 연구실과 도서관에는 불이 켜져 있었을 것이고, UN의 ‘인권, 인간의 존엄을 존중하고 서로 돕는다’는 정신에 위배되지 않는 국제행사로 잘 마무리했을 것이다. 한 번의 국제행사를 막는다고 전염병을 막지는 못한다. 내가 유학하던 시절만 해도 한국은 아시아의 못 사는 나라였다. 당연히 선진국에 무시당하고 도움을 받았다. 언제부터 잘 사는 나라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현재 우리는 글로벌 세계에 살고 있다. 선진국도 후진국도 글로벌 경쟁 대열에 있고 이들과 손잡지 않으면 10~20년 후에는 우리의 일자리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SNS 미디어를 활용하는 모든 개인은 유명 정치인이나 영향력 있는 방송인들과 마찬가지로 미디어 활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잘못된 정보의 확산은 집단 행동, 집단 패닉, 국가적 이미지 손실 등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평범한 개인이 만든 정보가 자신이 가진 인맥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수용되고, 어마어마한 정보량으로 확산되어 연쇄 자살 현상, 전 국민의 패닉 현상 등을 SNS에서 많이 보았다. 이에 대한 책임은 SNS 미디어를 활용하는 모든 개인이 져야 하며, 정보의 질 분석 및 필터링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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