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칼럼] 청춘의 짐을 함부로 내려놓지 마라
[교수칼럼] 청춘의 짐을 함부로 내려놓지 마라
  • 이경미 (컴퓨터) 교수
  • 승인 2014.10.15 0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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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행을 통해 청춘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한 ‘꽃보다 청춘’이 방송됐다. 얼떨결에 라오스에 던져진 세 청년은 고생스런 환경에서도 건강하고 꾸밈없이 밝고 선한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처한 환경에 재빠르게 적응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지혜롭게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최근 들어 ‘청춘’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청춘이란 무엇인가? 위키백과 사전에는 ‘인생의 젊은 시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덕성인 여러분, 여러분의 청춘은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은 인생의 젊은 시절인 청춘을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까? 애석하게도 모두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아니, 오히려  ‘무한 경쟁’과 ‘승자 독식’의 풍조가 만연한 시대를 사는 우리 청춘들은 끝없는 스펙쌓기 경쟁 속에서 헉헉거리는 것만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학점도 관리해야 하고 토익도 공부해야 하고 자격증도 취득하고 인턴도 해서 취직할 수 있는 스펙을 쌓아야 한다. 자아실현보다는 취업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리고 가능하면 대기업에 취업해서 ‘성공한 인생’으로 남에게 보여지기 위해 무언가에 쫓기듯 늘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아 아쉽다. 부모님과 주변의 기대가 오히려 부담이 돼 청춘들을 힘들고 지치게 할 것이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현재의 청춘을 휘청거리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우리 청춘들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청춘 멘토들이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주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유명한 김난도 교수는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다’고 말한다. 청춘의 짐에 아파하며 주저앉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누릴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험들과 그 행동들에 포함된 것들(이를테면 작은 실수라도)을 즐기라고 얘기하며 바쁘고 지친 우리 청춘들을 위로하고 있다. <방황해도 괜찮아>라고 하신 법륜 스님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청춘을 마음껏 즐겨라!’라는 말로 인생 앞에 끊임없이 찾아오는 고민거리에 두려워하고 절망스러워하는 청춘들을 격려하고 있다. 인생은 늘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실패 속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고 도전하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기에 어제까지는 연습이었고 오늘만 실전이고 내일이면 내일은 또 새로운 실전이고 오늘까지는 연습이 되는 것이므로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지, 무슨 특별한 비법이 숨어 있는 남다른 인생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막을 건너야 서른이 온다’의 윤성식 교수는 사막 같은 20대를 자기 삶의 주인이 돼 빨리 가는 것보다 올바른 길로 제대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누구나 인생을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걸음을 멈추고 심각한 고민에 빠질 때가 오는데 대부분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많이 달려온 경우이지만 비전과 전략을 다시 세워 현실의 한계를 극복할 수만 있다면 결코 늦은 게 아니라고 격려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멘토들이 우리 청춘들에게 냉엄한 전쟁터와 같은 사회를 만들어서 미안해하고 청춘들의 분노에 공감하며 청춘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인생을 조금 앞서 산 선배로서 얘기하고 싶은 곳은 미안해하고 공감하며 위로하는 것에서 그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면 그들은 짐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라는 옛사람의 말과 같이 수도 없고 끝도 없는 무거운 짐들이 우리들의 인생길에 놓여 있고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힘든 짐을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짐이 무거우면 중간에 쉬어가면 된다. 걷는 속도가 빠르면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걸어가면 된다. 가는 길이 외로우면 친구와 함께 가면 된다. 내 짐을 이해할 수 없다면 짐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된다. 그러나 내 짐이 무겁다고 옆 사람에게 넘기지 마라. 내가 편해진 만큼 옆 사람은 더 힘들어진다. 위로하고 공감하고 격려하지만 계속 그 짐을 지고 가야한다는 걸 잊지는 말길 바란다. 그 짐이 현재 나를 힘들게 할 지라도 그 짐 안에는 나를 살게 해주는 묵직한 그 무엇인가가 있고 언젠가 짐을 풀 때가 되면 짐의 무게만큼 보람과 행복도 얻게 될 것을 알아야 한다. 함부로 청춘의 짐을 내려놓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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