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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학술문예상 시 우수작>직진 할매
2014년 11월 26일 (수) 19:13:22 임예나(국어국문 4) -

<직진 할매>

교대 다리 밑 재활용센터 할매
영하 10도에 눈을 맞으며 수레끄는 할매
편의점 물건 들이는 시간 엿보다
박스 몇 개 얻어 기분 좋은 할매
혹여 흘릴까 팅팅 부르튼 붉은 손으로
빨간 노끈 힘줘 겨우 묶으시더니

추위에 옴팡지게 닫혀있던 입 겨우 벌려 빵 드신다


다시금 자신 몸 서너 배 되는 수레를 끄는 할매
칼바람이 뼛속까지 스며들어도 직진하는 할매
인도로 끌면 경비가 눈치주고
차도로 끌자니 빵빵거려 먹은 빵 체하겠다
그렇게 한 수레 가득 채워 가면
“여, 이 천원. 좀 더 쳐 준 거여.”
“....”


다시 직진하는 할매


<제40회 학술문예상 시 우수작 수상소감 >

  교대로 새벽 영어학원을 다니며 폐지를 실은 수레를 끄는 할머니를 봤습니다. 교대와 강남 중간에 위치한 재활용센터 때문에 많은 수레 끄는 할머니들이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길가가 좁아 차도를 넘나들며 폐지 하나를 더 주우려는 모습이 먹먹했습니다. 한 번은 도와드리려 했지만 부담감을 느끼시고 피하시며 거절하셨고 도와드리지는 못할망정 할머니를 제치고 지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교대로 가는 길은 느린 걸음으로 할머니의 뒤를 관찰하며 걷곤 했습니다. 할머니들의 여러 모습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모습은 편의점에 들려 부르튼 손으로 빵을 드시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이후 수레 끄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더욱 주의 깊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며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종일 끌고 다녀 얻은 폐지가 2천 원에 팔린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직진 할매>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수레 끄는 할머니들입니다. 자주 뵐 수는 있지만 할머니 한 명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본 경우는 많진 않을 것입니다. 할머니들을 관찰자적 시점에서 바라보며 실제 상황의 먹먹함을 시적으로 풀어내려고자 노력했습니다. 제목인 <직진 할매>인 이유는 할머니들은 앞만을 향해 직진하고 뒤로 후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추운 겨울 할머니를 밖으로 내몬 어떠한 것들은 알지 못하고 언급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들이 자발적으로 직진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하루일과 중 대부분을 빈둥거리며 지내는 나를 대조하며 자신을 뉘우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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