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을 지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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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지형 기자
  • 승인 2014.12.08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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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서울 소재의 한 법대 학생회장이 학생회비를 개인 생활비로 사용하다 적발됐다는 기사를 봤다. 기사에 따르면 이 학생회장은 지난 5월 말부터 4개월 동안 법대 학생회비 계좌에서 약 380만 원을 인출해 사용했다고 한다. 지난 2월에는 서울의 한 사립대 총학생회장이 학생회비 1천 5백여만 원을 회식비와 교통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돼 대학에서 제적당했다. 이처럼 대학가는 학생회비 횡령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사를 보다 문득 지난 3월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올해 초 개강호 신문을 만들던 중 두 명의 학우로부터 과 운영에 사용되는 돈인 과비가 남용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두 학우의 말에 따르면 해당 학과의 학생회 학우들이 타 대학 남학생들과 엠티를 가는 목적으로 과비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과에서는 과비가 학생회 학우들의 사적인 회식 비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들은 제보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제보를 한 두 학우의 말은 신빙성은 있었지만 물증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작정 해당 학과 학생회 학우들을 취재할 수는 없었다. 결국 기자들은 우리대학 각 학과의 과비 현황을 취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기자는 각 학과의 학생회장들에게 과비가 얼마인지, 과비 책정은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과비 사용 내역을 과 학우들에게 공개하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공개하고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초반에는 취재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후 기자의 핸드폰이 불이 나게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한 서너 명의 학생회장들은 기사의 의도를 물으며 기사를 쓰지 말 것을 요구했다. 제보를 한 학우가 말했던 학생회장에게도 전화가 왔다. 또 다른 학생회장은 메시지를 통해 “과비로 이익을 챙기는 것도 아닌데 왜 기사를 내는지 의문이 든다”고 전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항의로 인해 더 이상 취재를 진행할 수 없었다.

  물론 갑작스럽게 과비 현황을 공개해야 하는 학생회 학우들의 입장도 이해한다. 그러나 언론 탄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일부 학우들의 반응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취재가 물거품이 돼 과비 남용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이 너무 안타까웠다.

  스스로가 떳떳하다면 그 무엇도 숨길 이유가 없다. 학우들을 대표하는 과 학생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안타깝다. 작은 질서가 지켜져야 큰 질서가 지켜지듯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작은 사회부터 공정해야 한다. 모든 일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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