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난 해 5월 경영진단을 추진한 이래 대학당국이 제시한 발전비전과 개혁방향, 그리고 개혁안은 ‘경영진단보고서’에서 지적한 5가지 발전 지향점(대학구조 강화, 발전공유가치 창출, 졸업생 실용화, 재학생 만족 중심화, 행정 선진화) 가운데 ‘발전공유가치의 창출’을 전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됨으로써 현재 구성원의 불만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의견수렴 절차상의 혼선마저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교평은 이제까지의 논의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공유가치의 창출을 위해서는 먼저 변화의 필요성을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 대학의 재정 현황 등 우리 대학의 위기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제시와 설명은 물론이고, 발전과 변화를 추진할 재정과 투자계획 등 대학당국의 청사진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의 현 단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혁과제와 이의 우선순위를 설정함으로써 구성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발전 비전과 방향으로 재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대학당국은 20위안에 드는 남녀공학을 잠정적인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구성원의 의견과 배치되고 여성교육이라는 창학 이념과도 위배되며, 결과에 대한 분석 부재로 실효성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또, 남녀공학은 발전의 방안은 될 수 있지만 비전으로는 설정될 수는 없다.
셋째, 대학당국의 개혁안 ‘변화의 시작 2004/2005’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혁안과 관련하여, 우리 대학이 왜 이런 방향으로 변화해야 되는지에 대한 대학당국의 전체적인 비전과 방향이 보이지 않고 단편적인 방안만 나열함으로써 오히려 구성원의 불안과 오해를 야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정 행정부문 등 대학 전반에 대한 균형있고 총체적인 개혁방향이 제시되지 않은 채, 변화(개혁)의 주요 대상이 교수들에게 집중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합리적 기준과 이유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넷째, 변화의 필요성과 현실적인 대안 및 그 효과 간에 직접적인 연계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설사 학과(전공)의 통폐합 등 대학당국이 제시한 ‘변화의 시작 2004/2005’의 방안대로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대학당국이 변화의 필요성으로서 그렇게도 역설했던 입학경쟁률과 학력수준이 높아지고 재정압박을 해결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국내대학 랭킹 20위안’에 들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가 의문시된다.
다섯째, 대학당국이 제시한 정책방향과 방안을 추진했을 때 예상될 수 있는 후유증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보완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변화의 시작 2004/2005’에서 담고 있는 대학당국의 변화방향과 방안의 내용은 대부분 교수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내용 또한 교수들의 신분과 권익과 직결되는 것으로서, 무엇보다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합의과정과 민주적 논의절차를 통한 ‘공유가치의 재창출’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민주적 논의절차와 합의과정을 무시한 채 제시하는 그 어떤 개혁과 방안도 그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를 무시한 채 진행되는 각론적인 논의 또한 사실상 무의미하고 구성원의 반발을 야기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교평은 ▲공유가치의 창출을 위해서는 ‘변화의 시작 2004/2005’의 내용, 특히 학과(전공)의 통폐합과 신설 소학부(전공)의 설치는 원칙적으로 유보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공유가치의 재창출을 위한 민주적 논의 과정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하는 이미 구성된 ‘논의체’를 중심으로 기타 구성원과 대학 당국이 참여 할 수 있는 기구를 재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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