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나의 한표, 신명나는 정치의 첫걸음
소중한 나의 한표, 신명나는 정치의 첫걸음
  • 김용철 팀장
  • 승인 2004.04.12 2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 정국을 맞으며, 사실상 17대 총선에서 정책선거의 의미, 공약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 그렇다고 후보자의 자질과 비전이 유권자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른 것도 아니다. 이번 탄핵이 잘못되었고, 불합리하다는 사실만큼은 명백하다. 또한 총선에서 그런 부분이 유권자의 선택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17대 총선이 처음으로 1인 2표, 정당투표가 실시된다는 점에서 각 정당의 정체성과 철학, 정책적 지향이 유권자들로부터 좀더 꼼꼼히 검증받고 따져 물어지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 선거 때만 되면 공약과 정책이 비슷해져서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장밋빛 환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 일쑤고, 당선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개인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약속도 남발한다. 정당투표가 도입되었지만 심한 정쟁(政爭)의 과정에 정당이 마련한 공약과 정책은 급조되었고, 그 내용을 살펴도 정당 간의 차별성, 참신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선거와는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여전히 연고주의 특히 지역주의에 편승한 선거운동 방식이 줄어들지는 않은 듯 하다. 정당과 후보자에게 국민은, 당선이 되기 위해 존재하는 거수기의 역할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당과 국회의원 후보자가 국민을 위해 기를 쓰고 좋은 정책을 개발할 수밖에 없고,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엄정한 심판을 받게 되는 정치문화가 만들어질 때라야만 가능하다. 또한 이런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정치에 대한 혐오, 냉소가 아니며, 두눈 부릅뜨고 있는 유권자, 요모조모 살피고 따질 수 있는 준비된 유권자가 있을 때에 가능하다. 흔히 우리는 조그만 물건 하나를 사면서도 그 물건의 쓰임에 대해 살피고, 따진다. 하지만 정작 우리 삶에 큰 변화 - 때로는 법으로, 제도의 변화로, 규제로, 혹은 그 이상의 사회변화 -를 가져오는 선거에서 나의 소중한 한 표를 너무 손쉽게 행사하진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내손으로 뽑은 나의 대표, 국회의원과 정치권을 보며 또 다시 한숨짓지 않기 위해 제안한다.우선, 정치, 선거 그리고 나의 관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두 번째로, 정당에서 밝힌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요모조모 따져보고 필요한지, 실현 가능한지, 정당과 후보자는 의지가 있는지를 살펴보길 바란다. 필자가 속해 있는 경실련(www.ccej.or.kr)이나, 여러 시민단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http://home.nec.go.kr/) 사이트에서는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 되는 자료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몇 번 클릭, 클릭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세 번째로, 이번 선거부터 도입되는 1인 2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이해하고 투표할 수 있길 바란다. 지난 지방선거에 처음 도입되었지만,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처음인 ‘1인 2표, 정당투표’는 후보자에게 한 표, 정당에 한 표를 찍는다. 과거 ‘1인 1표’보다는 유권자의 뜻이 보다 정확하게 반영되고 가능한 사표(死票)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정보를 얻고 지지후보와 정당을 결정하고서는 4월 15일 투표일, 놀러가더라도 잊지 않고 꼭 투표하길 바란다.
그렇게 행사한 소중한 나의 한 표, 한 표가 모인다면, 한숨만 나게 하는 정치가 신명나는 정치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인이 아닌,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애쓰는 정치인이 탄생하는 새로운 정치문화의 밑거름, 첫걸음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