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따라하는 미투(me too) 제품
너도 나도 따라하는 미투(me too) 제품
  • 김유빈 기자
  • 승인 2015.09.01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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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혹은 베끼기, 미투 제품의 명과 암

‘허니 맛 꼬깔콘’ ‘허니 머스타드 맛 수미칩’ ‘오감자 허니밀크맛’. 요즘 과자 가판대에서는 노란 패키지에 꿀이 들었다는 과자들을 많이 만나볼 수있다. 이들은 ‘허니버터칩’을 모방해 만든 제품들로 ‘허니버터칩’의 열풍과 함께 많은 소비자들의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최근 특정 상품이 큰 인기를 얻으면 그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과자, 소주, 라면,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일명 ‘미투(me too)’ 제품에 대해 알아봤다.


  품절 사태가 빚어낸
   미투 제품 바람
  갑작스러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허니버터칩은 출시된 후 큰 인기를 끌었다. 마트에서는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편승해 허니버터칩을 다른 제품과 함께 구매할 수밖에 없도록 끼워 팔기도 했다. 허니버터칩이 주변에서 구하기힘들 정도로 희귀해지자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는 허니버터칩을 한 조각씩 포장해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렇듯 일명 ‘허니대란’을 일으킨 ‘허니버터칩’은 국내 제과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자, 음료, 라면 등 노란 패키지에 ‘허니’나 ‘버터’라는 단어를 추가한 미투 제품이 대거출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잠잠해 질 무렵, 또 다른 인기상품이 등장했다. 주류 계의 허니버터칩이라 불리는 ‘순하리’였다. ‘순하리’ 또한 한동안 품절사태가 일어날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몽에 이슬’, ‘좋은데이 블루’ 등의 미투 제품이 대거 만들어졌다. ‘순하리’ 이후에 나온 여러 과일 소주들은 후발주자임에도 순하리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원조상품인 순하리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더 살렸기 때문이다.

 

과일소주 열풍에 주류 간판대에는 다양한 미투 제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김유빈 기자


  화장품 업계에 빈번한
  원조 제품을 이용한 홍보
  이런 미투 제품은 비단 스낵시장과 주류시장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화장품업계 또한 미투 제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은 화장품시장에서 미투 제품이 많이 만들어지는 이유로 “이미 인기가 검증된 제품이므로 실패할 위험 부담이 적고 연구개발에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에서 출시한 에어쿠션이 6초마다 1개씩 팔린다는 말이 돌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자 다른 경쟁기업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비슷한 제품들을 만들어내놓기 시작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측은 ‘에어쿠션’을 모방한 기업들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비싼 화장품과 성분이나 효과 등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는 뜻의 ‘저렴이’ 제품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대놓고 ‘비교해보세요’와 같은 카피 문구를 쓰며 원조 제품과 유사한 제품임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화장품 기업 ‘미샤’의 제품 중 ‘보라색병’이라고 불리는 에센스는 비슷한 효과를 주는 에스티로더 기업의 ‘갈색병’ 에센스를 홍보에 사용했다. ‘갈색병과 비교 품평을 제안합니다!’라는 문구를 포스터에 추가해 홍보함으로써 제품의 효과를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미투 제품들은 원조 제품의 영향력을 빌려 홍보 효과를 얻기도 한다.

 

한 화장품 회사는 타 회사를 언급해 홍보 효과를 얻었다. 출처/미샤


  미투 제품을 대하는
  여러 가지 견해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에게 미투 제품은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국내 관련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실제로 ‘허니버터칩’ 열풍이 있은 후 국내 과자시장 동향이 약 25% 증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개발비용과 홍보비용을 들이지 않고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미투 제품은 시장의 규모를 확대시키고 특정 기업의 독점을 막아 소비자들이 더 나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미투 제품으로 이익을 취하는 것이 비도덕적이라고 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미투 제품은 독자적인 상품을 개발해낸 개발자에게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노력 없이 상품을 마구잡이로 따라 만드는 것은 무임승차가 아니냐’는 의견이다. 또한 미투 제품이 많아질수록 소비자의 선택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삼양의 ‘불닭볶음면’의 경우 이후에 이름과 이미지를 매우 흡사하게 만든 타사의 ‘불낙볶음면’이 출시돼 소비자들이 두 제품을 혼동해 구매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했다.


  미투 제품과 베끼기,
  어디까지가 합법인가.
  법원은 미투 제품과 원조 제품 사이의 법적 공방에서 원조 제품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2013년 개정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는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지게 된 성과등을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게 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만약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의 제품을 모방해 미투 제품을 만들더라도 소송까지 가기는 쉽지 않다. 중소기업이 승소한다 해도 대기업의 반복된 항소에 쓰이는 비용과 시간을 감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불법이라고 해도 중소기업들은 법적인 소송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현명한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
  미투 제품은 일정한 매출이 보장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더 다양하게 생겨날 것이다. 소비자들은 유행에 민감하며 가격대비 좋은 품질의 제품이라면 당연히 구매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투제품은 유행에 맞춰 생산과 마케팅이 이뤄지기 때문에 한번에 공멸할 수 있는 위험을 갖는다. 과거 ‘꼬꼬면’의 영향으로 불었던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이 현재는 시장에서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미투 제품이 얼마나 유행의 영향을 받는지 알 수 있다. 인기에 맞춰 단기간에 시장이 커진 만큼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순간 모두 잊혀진다.

  최근엔 미투 제품 생산에 있어 베끼기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도 있다. 이렇듯 미투 상품 시장이 과열되면 제품의 질보다는 대량생산에만 힘쓰게 되고 그만큼 소비자도 빨리 질리게 된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제품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다른 기업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도용해 만든 제품이라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구매가 꺼려질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단순히 인기제품을 복제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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