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
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5.09.01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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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여행기

  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이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청춘들은 바쁘다. 아마 대부분의 청춘들이 학점관리, 스펙 쌓기, 아르바이트, 취업등에 허덕이며 많은 것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 한 번뿐인 청춘을 반복되는일상 속에 가둬두기엔 너무 아깝다.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청춘의 시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기자들은 청춘의 시기에 꼭 한번해봐야 할 일들을 선정해 청춘을 제대로 즐겨보려 한다.


 

  대학생이 돼 맞이한 첫 방학. 한 학기 동안 매일 집, 학교를 왔다 갔다 하며 무료한 일상을 보낸 기자는 신선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제는 직장인이 된 친척언니나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고등학교 선배, 청춘을 다 보내고 제2의 청춘을 맞이하는 엄마까지 모두 20대 청춘이라면 여행을 떠나라고 말했다.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움을 찾는 경험. 청춘이라면 한 번쯤은 꼭 해봐야 한다는 ‘여행’을 기자가 직접 떠나보았다. 


 

  여행을 계획하다
  기자는 청춘들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내일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내일로는 한국철도공사에서 만 28세 이하의 청년들을 위해 판매하고 있는 자유이용패스다. 5일권과 7일권이 판매되고 있으며 이 티켓을 통해 KTX와 관광열차를 제외한 모든 열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내일로를 이용하는 승객들을 내일러(내일로+er)라고 하며 이들은 티켓 발권지에 따라 입장료, 음식점, 숙박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5일권을 이용해 내일로 여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기자는 우선 함께 갈 사람을 구하기 시작했다. 주변 친구들에게 같이 여행을 가자고 했지만 다들 아르바이트와 학원을 다니며 바쁜 방학을 보내고 있었고 긴 기간의 여행을 부담스러워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여행 경비 역시 마련하기 어려운 듯 했다.

  그때 고등학교 동창 한 명이 기자에게 여행의 장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왔다. 그 친구는 여행 경험이 많지 않아 여행이 많은 돈과 긴 시간을 들일만큼 가치 있는 것인지 알고 싶어 했다. 친구의 물음은 여행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여행에 대해 돌아보게 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여행을 해왔지만 왜 여행을 가는지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왜 여행을 가려고 하는지부터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한다. 여행 동안 얻은 기억과 추억들은 다시 돌아왔을 때 삶의 원동력이 된다. 함께 여행을 하는 동반자들과의 추억 또한 소중한 자산이 되며 네모난 건물들과 매연, 소음 속에서 벗어나 자연을 느끼는 것 역시 여행의 기쁨이 아닐까. 여행에 대한 기자의 생각을 들은 친구는 함께 내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드디어 여행을 떠나다
  7월 27일부터 4일간의 ‘흥청망청’ 청춘여행의 막이 열렸다. 우리는 전라도 전주와 곡성, 순천, 그리고 여수를 여행지로 선택했다. 여행 시작부터 비가 온다는 소식에 마음을 졸였지만 다행히도 서울의 하늘은 맑았다. 기자와 친구는 아침 8시 43분에 영등포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첫 여행지인 전주로 떠났다. 여행 전 알아본 바로는 9시 전 열차에는 열차 한 칸이 자유석으로 사용된다고 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였는지 우리가 탄 열차에는 자유석은커녕 서 있을 자리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열차에 탄 여행객 중 대부분은 입석 승객인 내일러들이었다. 약 3시간을 비좁게 서서 가야했지만 여행을 떠난다는 기대감에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슬로시티, 전주
  첫 여행지인 전주 한옥마을은 빠름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느림을 지향하는 ‘슬로시티’라는 국제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슬로시티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주 한옥마을의 골목은 우리 전통의 미가 돋보였으며 낮은 담장 위로 보이는 나무들도 아주 예뻤다. 그러나 그 골목을 벗어나 한옥마을 중심으로 향할수록 실망감이 커졌다. 평소 SNS에서 자주 보던 전주 먹거리 골목은 슬로시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양새였다. 명동, 홍대 등 번화가에서도 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메뉴에서도 전주만의 특색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기자 역시 전주 길거리 음식 중 유명한 완자꼬치, 바게트, 닭꼬치 등을 맛있게 사먹긴 했지만 ‘전주까지 와서 굳이 이걸 먹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오히려 전주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전주 남부시장에 있던 ‘청년몰’이었다. 청년몰은 ‘적당히 벌고 아주 잘살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20대부터 40대까지의 청년들이 전주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시장이다. 기존 전통시장에서 활성화되지 못했던 2층 공간을 활용하고 있으며 보드게임 카페, 세계요리전문점, 디자인 숍 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다. 청년몰은 사라져가는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방식의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다른 지역사회에서 이를 전통시장의 새로운 모델로 이용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섬진강을 따라 달리다, 곡성
  두 번째 여행지인 곡성은 내일로 여행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발권지 혜택으로 곡성에서 무료 숙박을 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곡성에서의 일정을 조금 여유롭게 잡았다. 곡성에 도착해 우선 역에서 가까운 기차마을로 이동했다. 기차마을은 사라진 구 곡성역 주변으로 공원, 증기기관차, 놀이공원 등을 꾸며놓은 관광지다. 커다란 짐 가방을 메고 돌아다니는 것이 힘들긴 했지만 친구와 산책한다는 기분으로 천천히 기차마을을 둘러보았다.
이후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 기차마을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레일바이크 역시 내일로 혜택을 이용해 총 4,000원 정도 할인을 받았다. 곡성의 레일바이크는 섬진강변을 따라 약 5km를 달린다. 조금 전까지 내리던 비 때문에 하늘이 썩 맑지는 않았지만 햇빛이 세지 않아 바이크를 타기에 정말 좋은 날씨였다. 우거진 숲 사이로 달리며 섬진강을 바라보니 ‘이런 게 힐링이지!’ 싶었다.

  너무 더워! 순천   
  순천에서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과 정원에 가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았다. 둘다 순천만과 갈대밭을 가장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순천에 폭염주의보가 내려 대낮에 돌아다니기는 너무 더웠다. 결국 우리는 가장 더운 시간을 PC방과 편의점에서 보낸 뒤 오후 4시쯤이 돼서야 순천만정원으로 향했다. 우리는 순천만정원을 둘러본 뒤 순천만자연생태공원으로 넘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원까지 이동하는 수단인 스카이큐브를 놓치고 말았고 결국 안타깝게도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 있는 갈대밭과 순천만을 보지 못했다. 순천만정원 역시 세계의 정원을 예쁘게 꾸며놓기는 했지만 사진으로 봤던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자연미를 따라잡을 수 없어 보여 더욱 아쉬웠다.

 

 

  바다가 아름다운 여수 
  아침 일찍 순천 드라마세트장을 방문한 뒤 바로 여수로 떠났다. 우리가 여수에 방문한 날, 때마침 여수엑스포에서는 업사이클링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재탄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여수에서 열린 페스티벌에서는 해양쓰레기를 이용한 전시가 열렸는데 쓰레기가 이렇게 재미있고 멋지게 재탄생 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시소, 벤치, 드럼 등이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많은 여행객이 전시물에 큰 관심을 보이는 듯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환경보호를 알린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전시 같았다.
 
  전시물을 구경한 뒤 우리는 오동도로 향했다. 오동도는 섬의 모양이 오동잎처럼 보이고 예전부터 오동나무가 유난히 많아 오동도라 불린다. 자전거를 타고 오동도로 넘어가는 길에 본 바다와 스치는 바닷바람은 더운 날씨에 지친 우리를 힐링시켜 줬다. 오동도의 절벽에서 바라본 바다 역시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기분이었다. 이후 수산시장으로 가서 저렴한 가격으로 광어회를 배불리 먹고, 돌산대교에서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져있는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를 보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여행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있던 기자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일상은 변함이 없었지만 여행에서 얻은 추억과 경험의 여운은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대다수 청춘들은 좁은 책상에 앉아 꿈을 꾸고 꿈을 향해 달려간다. 물론 우리가 책상 앞에 앉아 꾸는 꿈도 소중하지만 좁은 책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통해 그보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한다면 우리의 꿈도 더 커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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