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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세요
2015년 09월 14일 (월) 20:39:22 정혜원 기자 gpdnjswjd@hanmail.net

   

1998년 2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인터넷 채용 시장이라는 불모지로 뛰어들어 어느새 인터넷 채용 시장의 베테랑이 된 사람이 있다. 바로 인터넷 채용 사이트 ‘인크루트’의 서미영 상무(이하 서 상무)이다. ‘일과 사람을 연결하는 기회를 제공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꿈꾼다’는 사명을 가슴에 지닌 채 18년 동안 성실히 일해 온 그녀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봤다.

  도전하길 좋아하던 아이가
  사회로 진출하기까지

  “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존재감이 없는 아이였어요. 그러다 5학년 때 문득 한 친구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 위해선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자연히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5학년 때는 부반장을, 6학년 때는 반장도 했어요.” 학창시절의 서 상무는 항상 자신을 시험해보고 도전하려는 정신이 투철한 학생이었다. “한번은 방송국에서 주최한 어린이 합창대회에 나가기로 결심했어요. 혼자서 선곡도 하고 만반의 준비를 다했죠(웃음). 방송국에 가려면 버스를 타야 했는데 그때까지 혼자 버
스를 타본 적이 없어 막상 버스에 올라타려니 무서웠어요. 결국에는 합창대회에 참여하지 못했어요. 저의 도전이 항상 성공을 거둔 건 아니었죠.” 하지만 그녀는 욕심이 많았고 계속해서 원하는 걸 시도하려고 했다. “또 한번은 정말 다니고 싶었던 주산학원에 겨우 다닐 수 있게 된 적이 있는데 그때 열심히 노력해서 단급선수까지 될 수 있었죠. 저는 되든 안 되든 항상 새로운 걸 갈망했었고 물론 지금도 그래요(웃음).”
   
제공/ 인크루트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학창시절을 보낸 그녀는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녀가 전공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마음가짐만은 남달랐다. “정치외교학이라는 제 전공이 저의 진로와 크게 연관돼 있지는 않았어요. 보통 우리가 전공을 선택할 때는 본인의 성적대에 맞춰서 그나마 제일 흥미 있는 과를 선택하지 않나요? 저 역시도 비슷했어요. 대학생이 됐다고 해서 갑자기 자신의 진로를 뚜렷이 세우고 꿈을 위한 설계도를 완벽히 그릴 수 있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우리는 한번도 전문적인 진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꿈이 없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에요. 이걸 문제라고 생각하며 자책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거죠. 다만 저는 제 전공에 후회하지 않고 만족하며 지냈다는 게 남들과 조금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 역시 고학년이 될수록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당장은 전공 공부에 전념했었죠.” 이렇듯 서 상무는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한 덕택에 대학교 은사님의 추천을 받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명확한 진로가 정해져 있어서 대학원에 진학한 건 아니었어요. 다만 내 현재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남들보다 탁월한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전공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그 결과 대학원에 진학할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요.”


  IMF,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1998년도 그녀가 스물다섯 살이 되던 해, 그녀는 순탄했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을 사건과 맞닥뜨리게 된다. “당시 저는 대기업에 재직 중이었는데 IMF가 터지면서 회사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어요. 저 역시 구조조정 대상자였기 때문에 새로운 직업을 찾아 떠나야 했죠. 새로운 직장을 찾고자 인터넷에 구인·구직 정보를 검색했는데 인터넷에는 그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더라고요.” 그 당시 사람들은 PC통신을 통한 유료 정보 열람 서비스로 많은 정보를 주고받았고 구인·구직에 관한 정보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취업정보를 왜 돈 내고 받아야 하는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한번 인터넷 취업 포털사이트를 만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솟구쳤다. “저는 대학원생 때부터 사이버 파티(cyber party)라고 하는 가상공간을 기반으로 정당 활동을 펼치는, 다시 말해 정치학과 IT를 접목하는 활동에 관심을 가졌었어요. 그리고 그 활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끼리 동아리처럼 모임을 가져왔는데 마침 그곳에 자문으로 오셨던 분께 포털사이트의 취업 프로그램 서비스 구축을 부탁드렸죠. 그 분은 흔쾌히 응해주셨고 그렇게 그 분과 합심해 공동 창업을 한 회사가 지금의 ‘인크루트’예요.” 서 상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약 4년 동안 실제로 인터넷상에서 취업과 채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공부했다. 그 결과 2002년 그녀는 대학교 겸임교수로서도 활동하게 됐고 ‘인크루트’는 국내 최고의 채용 포털사이트로 성장했다.


  인크루트 상무로서의 사명감
 
서 상무는 18년 동안 사람들에게 더 나은 채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사명감’이 큰 작용을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회사는 늘 우여곡절이 있어왔어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 회사를 모방한 업체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경쟁 구도가 생겼죠. 그러나 타 업체들과 다른 우리회사만의 힘이 있다면 지금까지 창업자가 남아 있는 회사라는 거예요. 그리고 그 기저에는 사명감이 깔려있죠. 사명이 있으면 아무리 힘든 일도 재밌게 느껴진대요. 의미 부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마음가짐도 달라지는 거죠.” 회사가 위기에 처할 때도 있었지만 서 상무는 타사와의 경쟁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기업들은 서로를 견제하고 서로의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마케팅을 시도하지만 우리회사는 그런 마케팅은 별로 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이 되고 싶다는 사명감을 지녔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만의 스펙을 쌓으세요
 
서 상무는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강연도 다니고 있다. 그녀가 강연을 다니면서 취준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말은 ‘자신만의 스펙’을 쌓으라는 것이다. “제가 말하는 ‘자신만의 스펙’이란 내가 잘하는 일에 필요한 능력을 쌓는 걸 말하는 거예요. 고용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고용주는 본인이 맡기려고 하는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을까요, 단순히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을 뽑을까요? 당연히 전자겠죠. 물론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에요. 현재 우리 학생들은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럴 땐 지금 본인이 하고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현재 자신의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분명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서 상무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많은 취업 준비생을 위해 ‘취업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몇 년 전에 취업학원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했어요.제 입장에서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이 큰 충격이었어요. 굳이 비싼 학원비를 들이지 않고서도 충분히 좋은 회사에 입사할 수 있을텐데 취업에 대한 긴장감이나 공포감이 학생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걸 절감했죠.” 그 뒤로 그녀는 학생들의 취업에 좀 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다짐했다. “학생들을 위해 만든 서비스 중 하나가 바로 ‘취업학교’예요. 취업학교에서는 취업학원을 대신할 수 있는 강의와 정보를 무료로 제공해요. 그 결과 지난해에는 약 천 명의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했죠. 흥미로운 점은 취업학교에 입학하기 전 학생들에게 대기업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아냈는데 취업에 성공한 천 명 중 대부분이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거예요(웃음). 노력하는 사람들은 애초부터 잘 될 사람이었던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난 8월에는 취업학교 시즌2를 열었고 인터넷 강의반도 만들어서 더 많은 학생에 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다른 회사가 광고를 위해 돈을 쓴다면 우리회사는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려고 해요. 광고에 드는 돈보다는 더 많은 금액이 들지만 학생들을 생각한다면 아깝지 않아요.”


  자신감 있는 여성이 되세요
 
마지막으로 덕성여대 학우들에게 한 마디 조언을 부탁했다. “덕성여대가 좋은 대학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학교도 노력해야겠지만 학생들도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덕성여대 학생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내가 졸업하고 나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 지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또 여학생들은 육아 문제로 직장을 잃거나 여태까지 쌓아온 경력이 단절될 가능성이 커져요. 그렇지만 스스로 자신의 경력을 미리 제한하지는 않았으면 해요. 섣불리 포기하지 말고 추진력 있게 일을 해서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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