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입시철에 든 생각
[사설] 입시철에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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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1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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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입시철이다. 각 대학이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위한 수시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부터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많은 변화가 생겨 올해 입시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더욱이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부의 대학 평가를 염두하고 각 대학은 새로운 입시전형을 개발해 신입생 모집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대학도 마찬가지다. 몇 년 사이 우리대학의 입시제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구술면접에서 논술전형으로, 그리고 논술전형 폐지와 생활기록부를 중시하는 학생부전형이 생겨났다. 수능 최저 등급 요건도 상대적으로 많이 완화됐다.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되는 상황에서 더 많은 학생들에게 덕성여대에 들어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자구적 노력이었다고 볼 수 있다.
 
  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입시와 관련한 입장은 지극히 간단하다. 조금이라도 우수한 학생을 뽑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야 학교가 발전하고 명성이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서 우수한 학생이란 어떤 학생인지 잘 감이 안 온다. 특히 우리대학의 인재상과 현실을 고려할 때 어떠한 학생들을 뽑아야 잘 뽑았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생기질 않는다.

  고등학생들에게는 일생이 걸려 있는 문제인데 학생 선발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내 스스로에게 물어봐도 당당하게 대답을 못한다. 연구, 교육, 학교 업무 등으로 인해 입시철 채점은 큰 부담이 된다. 더욱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평가는 그 해 벼 품종을 잘못 선택해서 농사를 망쳤다는 농부의 심정을 느끼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교수들이, 당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학력고사 한 번 봐서 성적순서대로 대학에 들어오는 것이 더욱 객관적이고 공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나는 이런 주장이 불편하다. 일단 힘들게 공부한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또한 학생의 다양한 장점들을 외면한 채 시험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지금의 입시과정이 복잡하고 힘들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우수한 인재를 어떻게 잘 선별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대학의 몫이지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들의 끼와 능력을 키운 학생들이 짊어질 짐은 아니다.

  개강 전 진행된 교수연수회에서 입학처 보고를 받고 놀란 기억이 있다. 최근 수시로 뽑는 학생과 정시로 뽑는 학생의 비율이 거의 비슷해졌는데 신입생 자퇴 비율을 보면 24% 대 74%로 정시로 뽑힌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취업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다른 대학들의 사정이 어떤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리대학의 경우 수시로 입학한 학생보다 정시로 입학한 학생들이 잘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지는 앞으로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수시생들이 정시생보다 우리대학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어느 조직이든 자신의 조직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없다면 발전을 도모하기 힘들다. 2016년도에는 덕성여대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들어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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