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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하지 말고 서로를 공감해주세요
2015년 09월 21일 (월) 21:29:01 공가은 기자 ga417@naver.com

   
  무임금으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블랙기업에게 ‘희망고문상’을 주는 단체가 있다. 바로 청년노조인 ‘청년유니온’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청년유니온의 김민수 위원장(이하 김 위원)이 있다. ‘청년유니온의 꿈은 청년들의 꿈’이라며 열심히 애쓰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노조활동,
우연이 필연이 되다

  “학창 시절에는 딱히 이런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부모님이 진보적인 성향이시다보니 남들보다 시사 문제를 접할 기회가 많았을 뿐이죠. 그러던 중 ‘노조단체는 어떤 일을 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이런 막연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노조단체를 기웃거렸어요.” 김 위원의 노조활동 시작은 자그마한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그러다 여러 노조 사람들을 알게 됐고 대학에 입학한 후 그들과 사이가 점점 각별해졌어요. 반면 대학교에서는 서로 말이 통하는 친구가 별로 없었어요. 보통 대학생들과는 관심사가 다르다 보니 좀 겉돈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저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노조 사람들과 더 친했죠(웃음).” 이후 그는 대학교를 중퇴했다. 하지만 그 일이 노조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자기 자신을 위한 새로운 길을 걷기 위함이었다.

  그러다 김 위원은 노조 사람들의 소개로 우연히 ‘청년유니온’ 창립멤버들을 만나게 된다. “청년유니온 창립멤버들을 알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어요. 이들을 만나고 나서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더많이 생각하게 됐죠. 저희끼리 청년실업 문제를 이야기하던 중에 ‘청년들이 팀을 꾸려서 사회 문제를 해결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청년들의 노동 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가 직접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결심했죠.” 2010년 3월, 그는 청년유니온 창립멤버 60여 명과 함께 청년유니온을 공식적으로 창립한다. 우연히 현재 동료들을 만나 청년유니온의 창립멤버로 활동한 그는 어느새 청년 문제 해결을 이끄는 청년유니온의 위원장이 됐다. 우연이 필연이 된 셈이다.


청년 문제의
근본을 깨우치다

  청년유니온은 직장 내의 임금과 인력 문제에 주력하는 보통의 노조단체와는 성격이 조금 달랐다. 청년들이 모여서 만든 청년유니온은 ‘현실에 입각해 어떻게 하면 청년 문제를 풀 수 있을까’를 폭넓게 고민했다. “많은 사람들은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문제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사실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서 문제예요. 100개의 일자리가 있다고 치면 현재 청년들은 상위 10개의 일자리를 가지려고 경쟁하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내린 청년 일자리 문제의 근본 대책은 나머지 90개의 일자리를 끌어올리자는 것이었어요. 이건 단순히 기업들이 바뀐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사회가 바뀌어야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그는 ‘청년 일자리 해법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김 위원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는 앞선 세대들이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우리들도 곧 기성세대가 될텐데 다음 세대에게 이러한 세상을 물려주지 않아야 하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청년들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10대들도 곧 겪게 될 테니까요. 이런 세상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선 다음 세대인 청소년들과 교감하고 이야기를 나눠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는 ‘청년유니온 10대 팀’을 만들고 청소년과의 노조 상담을 진행했다. 이것이 그가 청년유니온에 들어온 후 처음 진행한 활동이었다. 비록 그때의 첫 활동은 성공적이지 않았지만 김 위원은 청년유니온 3대 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현재 이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이처럼 다음 세대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그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 최한나 기자

 


청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서

  김 위원은 위원장이 된 후 블랙기업운동을 시작했다. 블랙기업이란 무임금으로 취업준비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기업을 말한다. “요새 많은 기업들이 ‘인턴 실습’이라 갖다 붙이며 취준생들을 부려 먹잖아요. 청년들의 노동에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말 그대로 ‘열정페이’인 셈이죠.” 청년유니온은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블랙기업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희망고문상’을 준다. “블랙기업은 남의 일이 아니잖아요. 대다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죠. 현재 우리 모두 보편적으로 겪고 있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블랙기업운동 자체가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라고 생각해요.”

  최근 김 위원은 2016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만 가지고 최저임금을 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나 봐요. 그래서 청년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청년유니온을 최저임금위원회에 포함시키도록 결단을 내린 것 같아요.” 김 위원의 최저임금위원회 참여는 최저임금제의 가장 큰 수혜자인 청년들의 권리가 조금이나마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더해 그는 현재 최저임금 1만 원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계획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목표를 바꿀 생각은 없어요. 최저 임금은 단순히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임금의 하한선이 아니에요. 먹고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본인의 삶과 가정을 지킬 수 있는 최저의 기준선이죠.”


무기력한 삶 속에
나를 지탱해 주는 사람들

  노조단체의 일은 작게는 기업을 대적하고 크게는 세상을 대적하는 것이다. 세상은 물론 기업을 바꾸는 것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은 어차피 고정돼 있어요. 세상이 바뀐다면 극히 일부분이겠죠. 그렇지만 주변에서 ‘이 일로 무엇을 이룰 수 있겠냐’며 ‘이 일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을 하면 저와 같은 사람들은 절망에 빠지죠. 또한 일이 잘 안 풀리면 때로 ‘이 일은 될 줄 알았는데 안 되는 거였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무기력함을 느껴요.”

  그러나 그는 청년유니온을 지탱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절망과의 싸움을 이겨낸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나 최저임금위원회와 같은 큰일에 참여했다고 해서 큰 보람을 느끼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누군가 블랙기업운동을 보고 ‘내 일도 아니었는데 통쾌함을 느꼈다’고 말해주면 엄청난 뿌듯함이 들어요. 이렇듯 우리가 한 일을 격려하고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제가 가고 있는 길이 의미가 있다고 느껴요.” 그에게는 격려와 지지를 보내는 시민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함께 일해온 든든한 청년유니온 동료들도 있다. “사실 청년유니온은 비범한 사람들이 모인 곳은 아니에요. 오히려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죠. 하지만 청년유니온은 이런 사람들끼리 모여서 비상한 일을 하는 단체라고 생각해요. 이런 것이 가능성 아닐까요?(웃음)”


탓하지 말고
서로를 아껴주세요

  마지막으로 기자가 덕성여대 학우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그는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말했다. “취직이 안 되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이 하는 가장 위험한 생각이 뭔지 아세요? 자기 자신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이에요. 하지만 자기를 책망하고 혐오하는 것에서 문제가 끝나지 않아요. 자기 혐오를 오래하게 되면 혐오할 다른 대상을 찾게 되죠. 가깝게는 금수저를 물려주지 않은 부모님,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 이성, 자기와 똑같은 약자들을 탓합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아요. 자신을 탓하며 근처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미워하지 말고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공감해주며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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