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사회, 탄수화물 중독
중독의 사회, 탄수화물 중독
  • 오슬 기자
  • 승인 2015.09.22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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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건강의 적, 탄수화물 중독

<사회기획-중독의 사회>
  풍족한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중독 현상이 나타난다. 각종 물질과 행위에 중독된 이들은 자신에게 해가 될 것을 알면서도 특정 물질이나 행위를 자제하지 못한다. 중독은 단순히 개인만의 문제에서 비롯되지 않고 사회, 문화 등 여러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중독에 빠져있는지 우리가 중독에 빠지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자극적이고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탄수화물 중독은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중독 현상이다. ‘단맛 중독’이라고도 불리는 탄수화물 중독은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섭취할 시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탄수화물 식품을 계속 찾게 한다. 이처럼 현대인들이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탄수화물 중독에 대해 알아본다.


  변화한 현대인들의 식생활

  현대인들의 식습관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우리사회가 서구화됨에 따라 과거 채식 위주였던 식단이 육식 위주로 변화했다. 탄수화물의 섭취 방식도 달라졌다. 주로 밥을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하던 때와는 달리 바쁜 생활에 쫓기는 현대인들은 빠르고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빵이나 면같은 밀가루 음식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또한 불규칙적인 식생활로 끼니를 거르거나 빵이나 과자, 초콜릿 등 달고 자극적인 고당질 식품으로 식사를 대체하기도 한다.

  그러나 변화한 식습관은 현대인들에게 탄수화물 중독을 야기했다. 이는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세 허기를 느껴 또다시 탄수화물 식품을 찾게 되는 증상이다. 사람들의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아지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탄수화물 중독 자가진단 리스트를 제공했다. 이 리스트를 통해 자신이 탄수화물 중독증인
지 간단히 알아볼 수 있다. 밥을 충분히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안 돼 다시 허기를 느끼거나 단 음식을 계속해서 찾게 되는 등 리스트의 10가지항목 중 5가지 이상이 해당된다면 탄수화물 중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한 탄수화물 중독 자기진단  리스트다. 리스트 10가지 항목 중 5가지 이상이 해당된다면 탄수화물 중독을 의심해 봐야 한다.


  탄수화물이란 무엇인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3대 영양소다. 이 중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쓰이는 에너지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우리 뇌는 탄수화물의 종류 중 하나인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포도당이 결핍되면 뇌 활동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우리 몸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탄수화물의 섭취가 이뤄져야 한다.  탄수화물은 당류 또는 당질이라고도 불리며 구성하는 당의 개수에 따라 단당류, 이당류, 다당류 등으로 나뉜다. 또한 당은 단순당질과 복합당질로도 나뉘는데 단순당질은 당의 화학적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것으로써 먹었을 때 바로 단맛이 나는 설탕이 대표적이고, 복합당질은 씹을수록 단맛이나는 것이 특징으로 작물이나 곡물 등에 포함된 전분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3대 영양소 중 단백질이나 지방에서는 중독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유독 탄수화물만 중독 현상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품은 당 지수에 따라 고혈당, 중혈당, 저혈당으로 나뉜다. 이상적인 탄수화물 섭취를 위해서는 일일 섭취량을 고려해 당 지수가 낮은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단맛에 길들여진 현대사회

  사실 공식적으로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명칭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탄수화물 자체는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 특정 물질이나 행위에 대한 갈망, 점점 더 강한 것을 찾게 되는 내성, 그것을 멈췄을 때 나타나는 금단 증상, 그리고 이로 인한 사회적·직업적 장애가 나타나야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탄수화물의 경우 자신의 의지로 충분히 멈출 수 있으며 위의 네 가지 증상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중독이 아니다.

  이 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독 증세는 단순당질로 인해 발생한다. 현대인들은 단순히 탄수화물에 중독된 것이 아니라 강한 단맛을 내는 단순당질에 중독됐다고 할 수 있다. 우리대학 식품영양학과 조윤옥 교수(이하 조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거 1960-1970년대까지 설탕 값이 비쌌지만 최근에는 값이 싸져 누구나 설탕을 쉽게 먹을 수 있게 됐고 여러 식품에도 설탕이 첨가되기 시작했다”며 “설탕이 내는 강한 단맛에 길들여지면서 사람들이 점점 더 강한 단맛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탕이나 엿당과 같이 먹었을 때 바로 단맛을 내는 단순당질은 체내에서 분해와 흡수가 빠르고 당 지수가 높아 혈당을 급격히 높인다. 이때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 몸에서는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시키는데 이로 인해 혈당이 낮아지면 금세 허기가 져 다시 탄수화물 식품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과일을  통한 당의 섭취가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는 탄산음료나 초콜릿 등의 고당질 식품을 통한 당의 섭취가 높게 나타났다.

 


  탄수화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

  많은 사람들이 탄수화물 중독은 당뇨나 비만, 고지혈증 등 여러 질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탄수화물 중독의 위험성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이는 탄수화물에 대한 가장 큰 오해다. 조 교수는 “당을 많이 섭취해 병에 걸린다는 의학적인 근거는 없다”며 “단지 당을 과다 섭취하면 몸에 필요한 칼로리가 이미 충분히 공급된 상태에서 다른 영양소를 섭취하지 않게 돼 영양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에서 자극적인 맛을 내기 위해 탄수화물 식품에 지방이나 나트륨 등을 첨가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게 된다. 조 교수는 “많이들 탄수화물과 비만이 직결돼 있다고 생각하지만 비만은 섭취한 총 칼로리가 높아 발생하는 것이므로 당 때문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탄수화물은 대부분 몸의 에너지원으로 쓰이기 때문에 탄수화물 자체가 비만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몸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많이 섭취하면 남는 에너지가 지방의 형태로 저장돼 비만을 유발한다. 또한 단순당질인 설탕은 충치의주범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복합당질에 해당하는 전분이 입안에 더 오래 남아 있어 충치 유발의 원인이 된다.

  적당한 탄수화물 섭취로 건강한 식습관 형성해야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몸에 필요한 3대 영양소 일일 권장량은 총 칼로리 중 탄수화물 55~60%, 단백질 20~25%, 지방 15~20%이다. 따라서 탄수화물은 하루 섭취 칼로리 중 적정량인 50%가 알맞게 섭취돼야 한다.


  간혹 탄수화물을 체중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다이어트를 위해 간헐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탄수화물 섭취량을 과도하게 줄일 경우 우리 몸은 에너지 고갈을 막기 위해 저장돼 있던 지방과 단백질을 대체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저혈당이 올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고 관절과 결합 조직의 영구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바람직한 탄수화물 섭취를 위해선 가급적이면 ‘나쁜 탄수화물’은 피하고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단순당질에 비해 단맛이 약한 복합당질은 전분과 식이섬유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때 식이섬유소는 식후 포만감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물의 소화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을 천천히 올려 주기 때문에 좋은 탄수화물로 본다. 또한 좋은 탄수화물 식품에 해당하는 각종 잡곡류나 도정을 덜한 통곡물은 비타민이나 미네랄,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우리 몸에 이로운 영양소들을 함께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흰 쌀밥보다 당 지수가 낮은 현미밥은 고혈압이나 당뇨, 동맥경화 같은 질병을 개선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순당질은 해롭고 복합당질은 이롭다는 생각만으로 복합당질을 과도하게 섭취해서도 안된다. 복합당질 역시 전체 섭취량이 많아질 경우 혈당 조절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식품을 먹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섭취량이다. 단순당질을 과하게 섭취하면 우리가 흔히 아는 중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모든 종류의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총 칼로리가 높아져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탄수화물의 일일 권장량을 지켜 바람직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건강을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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