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청소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학생칼럼] 청소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 최희준(의상디자인 2)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6.03.28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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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학기가 시작되자 우리대학 캠퍼스에는 신입생을 환영하는 현수막들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그중에서
신입생 환영 슬로건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주황색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그 현수막에는 ‘학교본부는 임금협상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라!’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었다. 현재 이 현수막은 철수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누가 게시했으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일까? 바로 학교에서 일하고 계시는 청소 노동자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다.

  우리대학 청소 노동자들은 학교가 직접 고용한 것이 아닌 용역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고용한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그렇기에 청소 노동자들은 평균 9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에 비해 시급 6,550원이라는 낮은 임금을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업무가 많아 초과근무를 하는데도 시간외수당은 한 푼도 지급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복지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다. 학내에는 청소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또한 청소 노동자들은 추운 겨울에도 얇은 유니폼을 입고 일하신다.

  이런 열악한 노동환경과 낮은 임금 속에 놓여있는 청소 노동자들은 지난해부터 용역업체와 2016년 임금 결정에 대한 교섭을 진행해왔다. 그들은 용역업체에게 현재 임금인 6,550원에서 675원이 인상된 시중노임단가 7,224원을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서 시중노임단가란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하는 제조부문 노동자의 평균 시급으로 2012년부터 정부는 공공기관 단체가 용역업체와 계약할 때 최저임금이 아닌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청소 노동자들의 임금은 겨우 100원이 인상됐다. 이에 대해 청소 노동자들은 지난 2월 23일에 학내에서 시위도 벌였지만 대학 측은 청소 노동자들은 용역단체 소속으로 대학이 취할 수 있는 입장은 제한돼 있다고 답변했다.

  이런 대학의 입장은 그저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청소 노동자들은 용역단체 소속이더라도 우리대학에서 일하는 학내 구성원이다. 때문에 청소 노동자들이 초과근무를 했음에도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학교의 책임이 크다. 만약 대학 측이 임금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청소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했어야 하는데 대학은 노력하지 않았다.

  지난 2월 전남대학교는 교내의 모든 청소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처럼 우리대학도 청소 노동자들을 위한 휴게실 조성을 시작으로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청소 노동자들의 얘기를 듣고 함께 문제를 고쳐나가길 바란다. 또 이를 위해서는 학우들도 대학이 변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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