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생명 복제 연구, 그 무한한 가능성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생명 복제 연구, 그 무한한 가능성
  • 교양학부 김영미 교수
  • 승인 2004.05.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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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어린이 5명 중 1명은 장래에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과거 어린이 선호 직업이었던 과학자의 경우 5%에 머물렀다는 기사가 나왔다. 과학의 달을 맞아 한 초등학교 정문에 크게 걸린 “과학기술,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플랜카드가 무색해 지는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한 토론 수업에서 과학문화를 강조하던 중 어떻게 하면 이공계의 관심이 높아질 수 있을까하는 물음에 한 학생이 “드라마의 멋있는 주인공의 직업이 과학자면 좋을 것 같아요. 선망의 대상이 되잖아요.”라고 한 말이 그냥 웃어넘길 일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이도 곧 현실적일 수도 있는 것이 내년부터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내부규정을 마련, 인센티브를 제외한 순수 연봉만으로도 억대 이상을 받는 유능한 과학자들이 속출한다고 하니 드라마 속 주인공 직업이 곧 과학자일 가능성은 많아진 것 같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 현 정치권이 전례 없이 17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상위에 과학기술인을 배려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공계 문제해결은 과학기술자들끼리 많은 토론을 해왔지만, 결국 정치권의 인식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발마추어 과학기술인 500만의 시국선언, 세계적 업적을 쌓은 과학자들의 모임인 한림원의 과학기술문화 전파노력 등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과학기술부의 ‘2003 생명공학 백서’발간, 범국민적 과학대중화를 위한 ‘사이언스 코리아운동’을 선포하는 등 정부의 과학기술과 이공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이공계를 지원하는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국가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공계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되었으며 늦어도 올 9월이면 시행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가발전에 큰 공로를 세운 이들에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처럼 평생 연금을 준다는 ‘평생 연금제’와 같은 획기적인 조항이 있고 전반적으로 이공계 인력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있다.
 특히 최근 정부는 생명공학(BT, Biotechnology)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진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마련한 ‘10대 차세대 성장동력기술’의 하나로 생명공학을 선정하여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한다고 발표하였다. 생명공학육성의 시초는 83년 생명공학육성법을 제정하고 지난 1994년 수립된 ‘생명공학육성 기본계획(Biotech 2000)’에 따라 오는 2007년까지 정부와 민간을 포함해 16조 924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BT분야에 편성된 예산은 전년 대비 9.3% 증가한 5426억원. 미래 유망 신기술로 정한 6개 분야(BTㆍNTㆍETㆍSTㆍITㆍCT)중 가장 많다.
 이런 와중에 최근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세계 최초 인간 배아 줄기세포 복제’,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의 세계 첫 ‘아빠 없는 생쥐’등의 과학적 쾌거는 ‘정보기술(IT)강국’ 한국이 이제는 ‘바이오기술(BT)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인 사건들로서 생명과학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과학기술부도 생명과학기술 분야의 R&D(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한편 황우석교수의 노벨상후원에 직접 나서겠다고 하니 더 이상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현재 생명공학 특히 생명복제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메카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러한 생명공학을 이용한 복제기술은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진 분야로써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배아복제 관련 시장규모만 100억 달러(약 12조원)로 평가하고 있다. 체세포 복제기술을 활용한 대체장기 개발만 해도 2010년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복제양 돌리가 탄생하고 왜 7개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세상에 공개되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영국정부는 특허와 관련법안정비에 침묵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물론 앞으로 해결해야할 윤리적문제와 이론적보완연구가 남아있지만 한국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분야임을 반론할 여지는 없는 것 같다.
 지난 4월 28일 황우석교수의 명사초청특강이 학생들과 전교직원의 관심 속에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강연내용 중 무엇보다 나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그 엄청난 일을 해낸 사람이 평범한 모 대학을 졸업한 한 여학생이라는 사실이다. 황우석 교수는 생명공학기술의 특성상 남자보다는 여자들의 꼼꼼한 손끝에서 실험성공률이 높았으며 연구원 2/3 이상이 여성임을 강조했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이공계 여학생의 선호분야는 단연 생명공학분야이다. 반갑게도 과학기술부의 ‘2003 생명공학 백서’와 ‘이공계 특별법’에 따르면 앞으로 수요 및 공급대비 이공계 학생들의 취업전망이 한층 밝아질 것을 보이며, 그 어느 때보다도 국가경쟁력이 있는 생명공학분야 전문 인력의 공급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한다. 국가발전의 초석이 될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앞서 이야기한 드라마 속 주인공이 힘든 역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열정을 바쳐 노벨상에 도전하는 진취적인 여성 생명과학도라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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