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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돋보기] 방관하는 사회 속에 흐려지는 정(情)
2016년 09월 12일 (월) 13:49:17 김유빈 기자 sallykim6306@naver.com
  지난달 25일 대전에서 한 택시기사가 운행 중 심장마비 증세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런데 택시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고 자신들의 짐을 챙겨 다른 택시를 타고 현장을 떠나 큰 논란이 됐다. 심지어 그들은 택시기사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황에서 차 열쇠를 뽑은 뒤 트렁크를 열고 실어뒀던 짐을 챙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후에 밝혀진 바로는 이들은 해외 골프 여행을 떠나려던 중 공항버스 시간을 놓칠까봐 서둘러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택시기사는 숨지고 말았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승객들에 대한 도덕적인 비판이 거세졌다. 승객들은 “주변에서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이 신고해줄 줄 알았다”고 변명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국민 대다수가 신고를 위해 잠깐의 시간조차 내지 않은 승객들을 책망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 이 승객들을 처벌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일각에서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제정해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자신에게 위험을 발생시키지 않음에도 곤경에 처한 타인을 구조에 나서지 않는 경우에 처벌하는 법으로 현재 유럽 대부분 국가와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시행중이다. 그러나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돕는 도덕성 마저 법률로 제정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3일에는 올림픽공원 주변 키즈카페에서 놀던 6세 발달 장애 아동이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후 이 아동은 올림픽공원 호수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돼 많은 이의 안타까움을 샀다. 자세한 정황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키즈카페 내 CCTV를 확인해본 결과, 아동이 맨발로 뛰쳐나가 호수에 스스로 빠져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날 올림픽 공원에 모인 많은 사람들 가운데 혼자 맨발로 뛰어나간 발달 장애 아동에게 한 사람이라도 관심을 가져줬다면 아이가 사망하는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인이 ‘정’을 중시해왔다는 것은 유명한 과자의 제품명만 봐도 알 수 있다.
출처 / 오리온 초코파이 정 홈페이지

  앞서 말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개인주의가 만연해진 현재, 사회에서 타인을 돕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다. 다른 사람을 돕다 도리어 자신이 화를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국가는 곤경에 처한 다른 이를 도우려다 사망한 경우 의사자 판정을, 그리고 부상을 당한 경우 의상자 판정을 내려 보상금을 지급하고 국립묘지 안장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그렇지만 정부의 의상자 판정이 인색해 의로운 일을 하다 부상을 당한 사람들에게도 의상자 인정을 쉽게 해주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4년 전 택시기사 이 모 씨는 음주운전 뺑소니 차량을 추격하다 사고를 당해 장애판정을 받고 생업까지 잃고 말았다. 이 모 씨는 복지부에 의상자 신청을 했으나 복지부는 의상자 인정을 해주지 않았다. 국가의 의상자 판결은 당연한 처사임에도 이 모 씨는 4년간의 기다림과 소송 끝에야 의상자로 인정받았다.

  스스로가 아닌 타인을 위하는 일을 한국인의 특성인 ‘정’으로 여기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일뿐 아니라 작은 배려를 베푸는 일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남을 위한 희생을 헛되게 하는 국가의 태도 역시 이런 세태에 한몫했다. 이제 ‘정’은 온데간데없고 개인주의만이 만연해 법으로 도덕성을 제정해야지만 남을 돕는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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