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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해
적은 돈으로 충분한 힐링을, 스몰 플레이!
2017년 02월 27일 (월) 15:19:43 김유빈 기자, 손정아 기자 sallykim6306@naver.com, sja5323@naver.com

  최근 현대인들은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 치이며 살아가고 있다. 지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나만의 힐링 방법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에게 적합한 힐링 방법을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에 기자들은 바쁜 일상 가운데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찾아보고 이를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스몰 플레이(small play)’는 카지노 용어로, 적은 액수로 하는 갬블링 행위를 말한다. 최근 일상생활에서도 적은 돈으로 즐길 수 있는 스몰 플레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기자들은 스몰 플레이의 대표적인 예인 인형 뽑기, ‘가챠샵’, 코인노래방을 직접 체험해봤다.
 

  소소한 사치로 즐거움을 얻는 사람들
  최근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수많은 인형 뽑기 가게를 발견할 수 있다. ‘스몰 플레이’는 이러한 인형 뽑기나 가챠샵, 코인노래방 등과 같이 천 원에서 3천 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즐기는 놀거리를 말한다. 이런 스몰 플레이를 통해 지친 하루를 ‘힐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SNS나 인터넷 등을 통해 인형 잘 뽑는 법과 같은 내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몰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에 대해 중앙대 경제학부 이정희 교수(이하 이 교수)는 “경기 불황으로 소득이 줄어들면서 적은 돈으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1인 가구의 증가로 나홀로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스몰 플레이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방문한 스몰 플레이 가게들도 인기를 실감하듯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나올 듯 말 듯! 인형 뽑기
  우선 인형 뽑기 가게로 향했다. 평소에도 친구들과 함께 인형 뽑기를 즐겨했지만 인형을 뽑은 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많은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인형을 뽑았을 때의 기쁨이 크기 때문에 기자는 꾸준히 인형 뽑기를 즐겼다. 인형 뽑기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마음에 드는 인형을 발견했다. 기계에 달린 집게가 인형을 잡을 듯 말 듯 하다가 결국에는 놓치는 것이 야속했다. 여러 번 뽑기를 시도했지만 인형을 뽑지는 못했다.

   

인형 뽑기를 하던 중 안타깝게 인형을 놓친 기자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 손정아 기자


  기자는 인형 뽑기 가게에서 기계를 정비하던 사장 A 씨를 만났다. A 씨는 “인형의 도매가는 법적으로 5천 원 이상이면 안 되지만 봉제 인형은 수작업이기도 하고 캐릭터 개발회사의 라이선스를 받는 비용도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하나당 8천 원 정도”라며 “그만큼의 돈을 하나의 기계에 투자한다면 인형을 뽑을 확률이 높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 기계에 천 원씩 넣어보기 때문에 뽑을 확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인형을 뽑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옆에서 내가 대신 기분이 좋다”며 “하지만 가끔 아이들이 와서 부모님께 인형을 뽑아달라고 때를 쓰거나 기계를 험하게 다루는 경우에는 곤혹스럽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A 씨는 인형을 하나도 뽑지 못한 기자를 보고 기계에 넣던 인형을 선물했다.

  평소 인형 뽑기를 즐겨한다는 고은정 씨(이하 고 씨)는 “오늘도 인형 뽑기에 만 원 정도를 썼다”며 “인형 뽑기를 할 때 나올 듯 말 듯 한 상황에서 인형을 뽑으면 느끼는 희열감 때문에 기분이 좋아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인형 뽑기의 매력을 말했다. 이어 고 씨는 기자가 들고 있는 인형을 보더니 “이 인형을 뽑고 싶어서 어제도 인형 뽑기 가게에 왔는데 없었다”며 어디에서 인형을 뽑았는지 물었다. 인터뷰를 마치자 고 씨는 인형 뽑기 가게로 다시 향했다.

  백이면 백, 가챠샵!
  기자는 평소 가챠샵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방문해본 적은 없었다. 가챠샵 내부에는 초등학교 시절 길거리에서 동전을 넣고 돌리면 플라스틱 캡슐에 작은 제품이 들어있는 ‘뽑기’ 기계들이 즐비해 있었다. 기자는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챠샵은 인형 뽑기 기계와는 다르게 돈을 넣으면 100%의 확률로 작은 상품이 나온다는 점이 매력 있었다. 상품은 피겨나 인형, 목걸이 등으로 기계마다 달랐고 1회 이용금액 역시 적게는 2천 원부터 많게는 3천 원까지 다양했다.

  너무 많은 기계가 있어서 어떤 뽑기 기계를 선택해야 하나 고민이 됐다. 평소 좋아하던 캐릭터가 나오는 기계를 선택해 동전을 넣고 돌리자 작은 캡슐이 굴러 나왔다. 기자가 원하던 모형은 아니지만 소비한 만큼 얻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기자는 기분이 좋았다.
   

다양한 캐릭터의 모형과 인형 등이 가챠샵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사진/ 김유빈 기자


가챠샵에서 근무 중인 김다솜(여. 24) 씨는 “평일 기준 하루 30명 정도 방문하고 한 사람당 5천 원에서 만 원 정도 소비하는 것 같다”며 “나 역시 뽑을 때마다 다른 상품이 나오는 재미가 있어서 가챠샵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실제 그곳에는 젊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 같았다. 가챠샵에서 만난 곽진주 씨는 “가챠샵을 자주 방문하는 건 아니고 한두 번 정도 와봤는데 소소한 귀여움에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다”며 “특히 뽑은 인형을 책상에 진열해두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노래 부르며 스트레스도 날려버리자
  마지막으로 체험한 스몰 플레이는 코인노래방이었다.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노래 부르기를 선택하고 있는 만큼 스몰 플레이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코인노래방이다. 코인노래방은 시간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일반노래방과는 다르게 5백 원에 2곡, 천 원에 4곡처럼 몇 곡당 가격이 정해져 있어 기계에 돈을 넣고 이용할 수 있다. 기자가 방문했던 코인노래방은 이른 저녁 시간임에도 방 대부분에 사람들이 차 있었다. 기자도 평소 코인노래방을 자주 이용하는데 매번 사람들이 많아 빈 방을 찾는 데 곤혹을 겪곤 했다.
코인노래방 관계자 B 씨는 “일반노래방의 경우 학생은 조금 저렴하게 8천 원에서 만 원 정도의 가격이지만 성인들의 경우 2만 5천 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며 “시간에 비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B 씨는 “혼자 노래를 부르기 위해 찾는 사람들도 많다”며 “최근 혼자서 하는 문화가 많이 유행하면서 일반노래방보다는 혼자서 노래를 부르기에 저렴하고 편한 코인노래방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가 코인노래방에서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 손정아 기자


  평소 코인노래방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유민영(여. 21) 씨(이하 유 씨)는 “학교 앞에도 코인노래방이 있어서 수업이 없는 공강 시간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곤 한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아서 자주 간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노래방과 다르게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노래를 부르다 잠시 쉴 수도 있고 다음 노래를 여유롭게 고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인노래방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혼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대체로 코인노래방에서 얼마 정도를 소비할까. B 씨는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혼자 오면 3천 원에서 4천 원 정도 그리고 친구들과 같이 오면 5천 원 정도를 사용한다”며 “많이 부르는 사람은 그 이상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같은 시간을 불러도 일반노래방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유씨 또한 “공강 시간에 주로 이용하고 있어 오랜 시간을 보내지는 않지만 친구들과 함께 가면 각자 천 원에서 2천 원 정도 이용한다”고 말했다.

  소소한 사치로 ‘탕진잼’?
  최근 우리는 이러한 청년들의 소비 트렌드를 ‘작은 사치’와 ‘탕진잼’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대학 국제통상학과 백철우 교수는 “비싼 곳에서 밥을 먹고 고급노래방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이 효용은 높지만, 경기 불황으로 소득이 줄어들면서 스몰 플레이와 같이 주어진 예산 안에서 효용을 극대화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취직이 어렵고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청년들이 큰돈을 소비하는 건 망설여지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 사치를 누리면서 기쁨을 얻으려고 한다”며 “주변 커피숍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탕진잼’의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 적은 돈으로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는 스몰 플레이도 잘못하면 사람들에게 힐링을 빼앗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지난달 19일에 방송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인형 뽑기에 빠진 남편이 고민이라는 한 주부가 출연했다. 사연의 주인공인 남편은 한 달에 1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인형 뽑기에 사용하고 있으며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인형 뽑기에 몰두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스몰 플레이는 소소하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치에 중독돼 일상생활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일상에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소소하게 스몰 플레이를 즐기면서 기쁨을 얻는 것은 좋은 여가생활이 될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서는 행위는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스몰 플레이로 ‘소소’한 사치를 누리며 지친 일상의 힐링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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