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이원복 총장 역시 취임 당시, 공약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내걸었다. 현대사회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여성과 남성 사이의 성차별도 없어졌고, 현재 여대는 취업에 한계가 있어 구조개혁평가에서도 불리하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시대흐름상 여대 존립의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로 현재 한국사회는 차미리사 선생님이 덕성여대를 세우신 그 당시보다 성 차별이 많이 개선된 상황이며, 특히 교육의 ‘기회’ 부분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인지 여대는 항상 비난의 대상이 된다. “여대의 존재는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다”며 그 존재를 부정받기도 하고, “여대에 다니면 기가 세다”거나 “여대생들은 개인주의가 심하고 이기적이다”는 성 차별적인 발언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우리사회가 과거보다 성 평등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간 상황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여성은 사회에서 남성만큼 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사회적 소수자로 남아 있다. 이 총장이 남녀공학을 추진하고자 한 것은 대학의 취업률을 높여 경쟁력을 갖고자 한 것인데, ‘남자’가 있어야 취업률이 향상하는 것은 결국 취업시장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말과 같다. 이뿐만 아니라 대학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폭력 문제들도 간과할 수 없다. 학과, 동아리 행사 후 이뤄지는 술자리, 혹은 MT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을 상대로 행하는 성폭력 사건들, 매해 뉴스에 등장하는 ‘단체카톡방 성희롱 사건’.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 우리나라에 잘못된 성 인식이 뿌리박혀 있다는 것과 여성에 대한 대상화가 일상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여대는 여성이 자신의 ‘성별’이 아닌 온전한 자신의 능력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더 큰 사회로 나아가기 전의 마지막 공간이다. 여대에서의 경험과 활동은 여성의 사회참여를 증진시키고 리더십을 길러줄 수 있다. 따라서 여전히 성 평등이 부재한 사회 속에서 우리대학은 여대로 남아야 한다.
차미리사 선생님의 교육이념이 이어져 온지 어느덧 97년이다. 단지 교육‘기회’ 의 평등이 아닌 근본적인 성 평등을 그 교육이념의 근간으로 해석한다면 여전히 차미리사 선생님의 교육이념은 우리사회에서 유효하며 우리는 이를 우리대학의 바탕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대학은 교양교과에서 여성을 강조하는 강의를 다수 진행하고, 본사에서는 ‘여성’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여대만의 특색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대학은 여성교육 100년의 긴 역사를 앞 두고 있다. 여성에 대한 관심, 사회와의 연계, 특성화된 교육 등으로 우리대학의 정체성을 가지고 대학을 운영해나간다면 덕성은 대학사회에서 경쟁력을 분명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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