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자'대학교의 존재 가치
덕성'여자'대학교의 존재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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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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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대학이 창학 97주년을 맞았다.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 운동가였던 차미리사 선생님이 설립한 우리대학은 교육 소외계층이었던 여성들을 교육하고자 만들어진 ‘여자’대학이다. 우리대학을 비롯한 많은 여대는 이처럼 교육 받을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했던 여성들을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4년제 여대는 총 7개뿐이다. ‘시대흐름’이라는 이유 아래 많은 대학이 공학으로 의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우리대학의 이원복 총장 역시 취임 당시, 공약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내걸었다. 현대사회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여성과 남성 사이의 성차별도 없어졌고, 현재 여대는 취업에 한계가 있어 구조개혁평가에서도 불리하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시대흐름상 여대 존립의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로 현재 한국사회는 차미리사 선생님이 덕성여대를 세우신 그 당시보다 성 차별이 많이 개선된 상황이며, 특히 교육의 ‘기회’ 부분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인지 여대는 항상 비난의 대상이 된다. “여대의 존재는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다”며 그 존재를 부정받기도 하고, “여대에 다니면 기가 세다”거나 “여대생들은 개인주의가 심하고 이기적이다”는 성 차별적인 발언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우리사회가 과거보다 성 평등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간 상황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여성은 사회에서 남성만큼 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사회적 소수자로 남아 있다. 이 총장이 남녀공학을 추진하고자 한 것은 대학의 취업률을 높여 경쟁력을 갖고자 한 것인데, ‘남자’가 있어야 취업률이 향상하는 것은 결국 취업시장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말과 같다. 이뿐만 아니라 대학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폭력 문제들도 간과할 수 없다. 학과, 동아리 행사 후 이뤄지는 술자리, 혹은 MT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을 상대로 행하는 성폭력 사건들, 매해 뉴스에 등장하는 ‘단체카톡방 성희롱 사건’. 이러한 사례들을 보면 우리나라에 잘못된 성 인식이 뿌리박혀 있다는 것과 여성에 대한 대상화가 일상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여대는 여성이 자신의 ‘성별’이 아닌 온전한 자신의 능력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더 큰 사회로 나아가기 전의 마지막 공간이다. 여대에서의 경험과 활동은 여성의 사회참여를 증진시키고 리더십을 길러줄 수 있다. 따라서 여전히 성 평등이 부재한 사회 속에서 우리대학은 여대로 남아야 한다.

  차미리사 선생님의 교육이념이 이어져 온지 어느덧 97년이다. 단지 교육‘기회’ 의 평등이 아닌 근본적인 성 평등을 그 교육이념의 근간으로 해석한다면 여전히 차미리사 선생님의 교육이념은 우리사회에서 유효하며 우리는 이를 우리대학의 바탕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대학은 교양교과에서 여성을 강조하는 강의를 다수 진행하고, 본사에서는 ‘여성’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여대만의 특색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대학은 여성교육 100년의 긴 역사를 앞 두고 있다. 여성에 대한 관심, 사회와의 연계, 특성화된 교육 등으로 우리대학의 정체성을 가지고 대학을 운영해나간다면 덕성은 대학사회에서 경쟁력을 분명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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