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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여유 없는 삶
2017년 05월 25일 (목) 17:18:17 김지원 (정치외교 2) 학우 -

  그 시대에 유행하는 것들은 그 시대의 정치와 경제를 대변한다. 그렇다면 요즘 유행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인형 뽑기, 명랑핫도그, 쥬씨, 900원 아메리카노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하는 전략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인형 뽑기는 한 번에 천원으로 인형을 뽑을 수 있어 적은 비용으로 큰 만족감을주고, 명랑핫도그나 쥬씨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양질의음식을 제공해 소비자가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반면 점차 비싸지는 외식 물가로 지갑 속 사정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암울한 정치 상황은 경제 상황과 연관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탄핵부터 대선 정국까지. 위에 나열된 작은 사치에 해당하지 않는 먹거리 물가가 쉴 새 없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의 하락세와 식자재 물가는 반비례한다.

  작은 사치의 소비 형태가 만연한 사회 구조는 시민들을 저절로 한숨 쉬게한다. “다 오르는데 월급만 안 오르네”는 현재 우리나라의 구조를 대변하기 딱 좋은 말이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실질소득이 13년간 179만 원 오른 것에 비해 저소득층은 20만 원밖에 오르지 않았다. 실질소득의 계층 간 격차는 2003년 이후 확대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사정 속 청년실업률은 가속화되고 있다. 청년들은 ‘헬조선’이라는 자조적인 말을 서슴없이 한다. 이는 현실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20대 후반 남성 실업률은 미국(5.8%)과 일본 (4.8%)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10.9%에 육박하고 있다. 그리고 물가도 오른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가 전년 대비 2.2% 오르면서 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즉, 양극화 심화, 높은 취업난,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기본적인 생활의 어려움이 작은 소비를 지향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소비가 불러오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 바로 여유 없는 삶이다. 삶이 각박해질수록 소비자는 후회할 만한 결정을 할 여유를 잃어버리게 된다. 나 또한 행복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인데 가성비를 따지며 전전긍긍한 경험이 있다. 여유의 부재는 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한다. 허나 그 원인은 개인에게 있지 않다. 사회 구조 즉, 정치·경제적 상황이 개인을 여유 있게 놔두지 않는 것에서 시작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앞으로 개인의 노력만을 강조하는 사회현상에 매몰되지 말고 구조상의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국민들은 ‘먹고 사니즘’에 빠져 정치와 권력에 대해 눈을 감지 말고, 끊임없이 비판하고
감시해야 한다. 우리 모두 현재 상황에 비관만 하지 말고 정치 상황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여유 있는 삶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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