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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어리면 처벌도 약해지나요?
심각해지는 미성년자 범죄, 근본적 해결방안 필요
2017년 09월 04일 (월) 17:09:00 이예림 기자 yelim41812@duksung.ac.kr

  지난 3월, 인천에서 미성년자인 김 모 씨가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유괴한 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김 모 씨는 특례법을 적용한 소년법상 최대 형량인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지만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5년이 지나면 가석방이 가능하다. 이에 미성년 범죄자에게 내려지는 형사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지만 무조건 형사처분을 강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성년자 범죄, 어떻게 해야 할까?





 

  어려지는 범죄자,
  연령의 범위도 바꿔야 해
  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도부터 2016년도까지 4대 강력범죄(살인·강도·절도·폭력)를 저질러 검거된 미성년 범죄자 수는 연간 4만 명을 넘겼으나 해가 갈수록 그 수는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미성년 범죄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그 범죄는 조직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 범죄자는 소년법상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돼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만 14세 이상 만 19세 이하의 미성년 범죄자는 형사처분을 받을 대상이지만 미성년자여서 조건부 기소유예나 보호처분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성년 범죄자를 대상으로 형사처분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의 범위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되는 연령을 낮추거나 미성년자로 간주되는 연령을 낮춰 더 많은 미성년 범죄자가 성인 범죄자와 비슷한 강도의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성년자가 저지른 범죄가 성인이 저지른 범죄 못지않게 포악해지고 과거에 비해 미성년자가 정신적으로 성숙해져 현재 형사처분을 받는 연령대가 맞지 않다는 의견 때문이다.

  처벌받을 수 있는 연령의 범위를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에게 내려지는 형사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최근 미성년자가 저지른 범죄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의 강도를 낮출 만큼 그 죄질이 가볍지 않으며 미성년 범죄자도 범죄자로서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죗값을 무겁게 치러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미성년자 처벌 강화,
  부작용 낳을 수 있어
  반면, 무조건 처벌받을 수 있는 연령의 범위를 바꾸거나 미성년 범죄자에게 가해지는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성인보다 나이가 어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미성년자를 성인과 같은 기준으로 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견해다. 본래 소년법의 취지는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을 보호하고 그가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미성년 범죄자들에게 가해지는 처벌은 성인 범죄자들에게 가해지는 처벌에 비해 응보(범죄자가 행한대로 처벌)의 성격보다 교정·교화의 성격을 가진다. 그래서 미성년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성인 범죄자에게 가해지는 처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 보일 수밖에 없다.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오영근 교수(이하 오 교수)는 “미성년자의 경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우범소년(범죄우려가 있는 소년)이라는 이유로 보호처분을 받을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무조건 미성년자를 처벌할 수 있는 연령 범위를 낮추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형사미성년자로 분류하는 연령을 낮추는 것은 소년을 건전하게 육성하는 걸 취지로 하는 소년법에 반한다”고 말하며 무조건 처벌받을 수 있는 연령의 범위를 바꾸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한 미성년 범죄자에게 가해질 처벌을 강화하는 것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죄를 지은 미성년자에게 강하게 형사처분을 내리게 되면 그 미성년자는 범죄자로 낙인돼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기에 어려워져 재범을 예방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사건만 보고 하는
  소년법 개정은 위험해
  한편 지난 3월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미성년 범죄자에게 가해지는 형사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미성년 범죄자가 저지른 일부 강력범죄만으로 미성년 범죄자에게 가하는 형사처분을 강화하자는 주장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다. 모든 미성년자 범죄가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에서 드러난 범죄와 같은 강력범죄는 아니며 강력한 형사처분을 내리지 않고 교정·교화가 가능한 미성년 범죄자도 있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미성년 범죄자가 저지른 사건들 중 일부 사건만을 보고 소년법의 방향을 전체적으로 바꾸려는 경향이 있다”며 “언론의 보도나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소년법 개정에 반영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응보적 성격의 처벌보단
  교육적 처벌 필요해
  오 교수는 “우리나라는 범죄와 범죄자에 대해 응보와 일반예방(형벌을 통한 일반인에 대한 예방효과)의 성격을 갖고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강조한다”며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범죄와 범죄자에 대해 특별예방(범죄자가 다시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재사회화하는 것)을 하도록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 내 대부분의 국가들은 범죄자들을 응보적으로 처벌하기보다 교정·교화를 하도록 강조한다. 일부 범죄 관련 전문가들은 미성년자 범죄율을 줄이고 미성년 범죄자를 재사회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교육적 처벌이라고 말한다. 오 교수 또한 “미성년 범죄자에게 응보적 처벌보다는 교육적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미성년 범죄자에게 내려지는 보호처분 중 하나로 소년원에서 교육을 받는 교육적 처벌이 있다. 이는 미성년 범죄자가 사회생활에 잘 적응하고 경제적으로 독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처벌이다. 그러나 소년원에서 미성년 범죄자가 교정·교화되지 못하고 범죄를 답습하거나 배우고 오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된다.

  또 다른 보호처분 중 하나로 보호관찰이 있다. 이는 미성년 범죄자의 사회생활을 교정·교화시켜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보호관찰 대상인 미성년 범죄자의 재범률은 10.9%로 4.5%인 성인범 재범률의 2배가 넘었다. 미성년 범죄자가 재사회화 되지 못하고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미성년 범죄자에게 내려지는 처벌을 강화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대상의 연령을 바꾸는 것도 미성년자 범죄를 줄이기 위한 해결방안이다. 그러나 미성년자 범죄를 예방하고 미성년 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법을 어떻게 개정할지 신중하게 논의하고 효과적인 교육적 처벌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미성년자를 위해 이 정도의 인내와 노력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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