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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공화국의 속내
가맹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
2017년 11월 06일 (월) 13:59:46 이수연 기자 wowow77777@duksung.ac.kr

  지난 6월 3일,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전 회장은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그 후 해당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애꿎은 가맹점들이 손해를 입게 됐다. 또한 지난 7월 3일, ‘미스터피자’의 정우현 전 회장은 그의 친인척과 관련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어 일명 ‘치즈 통행세’를 받은 혐의를 받았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에 의해 가맹점들이 피해를 받은 상황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가맹점들을 보호하려는 여러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장, 그 현주소는?
  프랜차이즈(franchise)의 어원은 ‘자유를 준다’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프랑(franc)’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프랜차이즈’라는 단어에 ‘자유를 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하기 무색할 정도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가맹본사의 ‘갑(甲)질’에 의해 손해를 보고 있다. 이에 배선경 변호사(이하 배 변호사)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맹본사와 가맹점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갈등이 잠재돼 있다”며 “가맹본사는 그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가맹점을 통제하고 가맹점은 가맹본사로부터 받는 통제를 피해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맹본사로 인해 가맹점이 피해를 보는 상황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가맹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품이나 식자재를 유통하면서 과도하게 마진을 남기는 상황이 있고, 두 번째로는 가맹점이 해당 브랜드의 광고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모른 채 광고비를 부담하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했던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전 회장의 혐의로 가맹점들이 손해를 보는 일명 ‘오너리스크’가 있다.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하면서 상생 파트너가 돼야 할 가맹본사와 가맹점이 원수지간이 돼가고 있다.

  기형적 구조로 인한 ‘통행세’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장에는 가맹점이 매출의 일정한 비율을 가맹본사에 지급해야 하는 ‘로얄티 제도’가 정착돼 있지 않다. 이에 배 변호사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장에는 로얄티 제도가 정착돼 있지 않아 가맹본사가 가맹점에게 로얄티를 요구할 때 가맹점의 저항이 심하다”며 “이에 가맹본사는 가맹점에게 식자재를 공급할 때 이윤을 붙여 수익 구조를 창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맹본사의 매출의 약 80%는 공급품이나 식자재를 유통하면서 생긴 마진일 정도로 가맹본사는 가맹점에 공급품이나 식자재를 공급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피자스쿨’을 운영하는 박지연(47. 여) 씨는 “수익의 일정 비율을 가맹본사에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대신 피자를 만들 때 가맹본사가 공급하는 식자재를 사용해야 해 그 식자재를 구입하는 비용만 가맹본사에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맹본사가 불필요한 유통 과정을 만들어 과도하게 마진을 남기거나 가맹본사와 개인적으로 관련된 업체에게 수익을 분배해 논란이 됐다. 앞서 언급한 미스터피자 본사가 가맹점으로부터 치즈 통행세를 받은 사례를 대표적 예로 들 수 있다. 미스터피자의 정우현 전 회장은 2005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가맹점에 치즈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유령회사나 다름없는 정우현 전 회장의 친인척 명의로 된 업체를 끼워 넣어 50억 원 정도를 부당하게 챙겼다.

   
▲ 지난 3월 30일, ‘바르다김선생’의 가맹점협의회가 가맹본사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피자에땅’을 운영하는 ‘에땅’은 그들의 친인척 소유 법인을 통해 가맹점들에게 식자재를 비싼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에땅은 시중에서 1㎏ 당 5만 원에 구매할 수 있는 치즈를 가맹점들에게 9만 원에 판매했고 시중에서 4만 원에 구입할 수 있는 새우는 7만 원에 납품했다.

  광고비 전가 관행도 문제 돼
  가맹점에게 광고비를 전가하는 가맹본사의 관행도 논란거리다. 지난 5월, ‘BBQ’가 조류인플루엔자 사태로 한 품목의 값을 인상한 데 이어 6월에 나머지 20여 개 품목의 가격도 추가로 올렸다. 이 때 BBQ 본사는 가맹점에게 광고비를 분담하기 위해 한 마리당 500원씩 거둬들이겠다는 공문을 보내 논란이 됐다. 이에 공정위가 광고비를 가맹점에게 전가한 것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자, 지난 7월, BBQ는 인상된 제품의 가격을 모두 철회했다.

  불투명한 판촉비 내역 또한 문제다. 현행법에 따르면 가맹점이 가맹본사에게 판촉비 내역을 요구했을 시 가맹점은 이를 열람할 수 있지만, 해당 현행법은 무용지물이다. 이데일리 기사에 따르면 한 피자에땅 가맹점이 가맹본사에게 판촉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청해서 판촉비 내역을 받았지만, 해당 내역에서는 ‘판촉비’라는 단어와 금액만 적혀있을 뿐 구체적 내용은 없었다. 이에 피자에땅 가맹점이 공정위에 항의했지만, 해당 가맹점은 가맹본사가 규정대로 판촉 내역을 제출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에 지난 7월 28일, 김경수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하 김 의원)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가맹본사가 광고나 판촉행사를 하는 경우 사전에 시기와 비용에 대해 가맹점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이를 어길 시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법률안이다. 아시아 뉴스 통신 기사에 따르면 김 의원은 “프랜차이즈 업계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가맹점의 매출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너리스크’에 애꿎은 가맹점만 피해
  ‘오너리스크’란 재벌 회장이나 대주주 개인 등 오너의 잘못된 판단이나 불법행위로 인해 기업이 해를 입는 것으로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오너리스크로 가만히 있던 가맹점이 날벼락을 맞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4월, 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아 불매 운동이 진행된 바 있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당시 일어난 불매 운동으로 가맹점의 매출이 급감하고 60여 개의 가맹점이 폐점했다.

  또한 지난 6월 5일,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전 회장이 여직원 A 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최 전 회장은 사과문을 올리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이 계속돼 애꿎은 가맹점들이 피해를 입었다. 실제로 호식이두마리치킨을 운영하는 최금희(51. 여) 씨는 “당시 이 사건으로 인해 타격은 어느 정도 있었으나 나중에 가맹점들이 받은 타격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가맹본사는 가맹점에게 닭을 40% 정도 할인해 공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 사건이 발생하고 호식이두마리치킨에 대해 선입견을 갖게 된 사람들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회와 정부가 오너리스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 외 15명의 사람은 이른바 ‘호식이 배상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호식이 배상법’에는 가맹본사 경영진이 행한 위법한 행위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됐을 때 가맹점이 받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는 의무가 담겨있다. 이에 우리대학 법학과 강수경 교수(이하 강 교수)는 “현재 상법에는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으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는 경우 회사는 대표이사와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규정이 있는데 이 규정에 따르면 오너에 의해 가맹점이 피해를 받았다 하더라도 ‘업무집행성’이 인정돼야 배상청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법령으로는 가맹점들의 권리를 구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호식이 배상법’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암암리에 행해지는 가맹본사의 갑(甲)질을 제재하는 데 실효성이 있는 대책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호식이 배상법’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강 교수는 “가맹본사와 가맹점이 각자 자의적 해석으로 ‘호식이 배상법’을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배 변호사 역시 “ ‘호식이 배상법’이 가맹본사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법안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밝혔다.

  상생해야 자유를 얻을 수 있어
  이렇듯 현재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맹본사와 가맹점의 이해관계가 얽혀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지난 10월 27일, 프랜차이즈협회는 자정실천안(이하 자정안)을 발표했다. 자정안에는 △가맹점사업자와의 소통 강화 △유통 폭리의 근절 △가맹점사업자의 권익 보장 △건전한 산업 발전 등 4개의 핵심적 주제와 그에 따른 11가지의 추진 과제가 담겼다. 하지만 공개된 자정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가맹본사의 자발적 참여에 달려있다. 그래서 이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박주영 교수(전 프랜차이즈학회장)는 “강제성이 없어도 자정안을 거부할 수 없는 흐름에서 가맹본사가 자정안에 참여하지 않는 건 큰 위험을 감수하는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자정안을 실천하지 않는 가맹본사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겠다고 했다”며 “자정안을 받
아들이지 않는 가맹본사는 극도로 투명하게 본사를 경영하고 가맹점과 공정한 거래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 교수는 “몇몇 가맹본사는 각종 명목으로 가맹점에게 특정 품목을 구매하도록 강요해 이익을 취하고 있으나 이를 제한하는 법률은 사실상 없다”며 “경제 활동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맹본사들의 갑(甲)질을 예방할 수 있는 각종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가맹본사는 가맹점과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에서 가맹점을 개점하려는 사람들에게 매출액을 부풀려서 설명하기도 한다”며 “계약을 체결한 후 가맹점은 기대한 매출액이 나오지 않으면 가맹본사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므로 계약을 체결할 때 보다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은 유통하는 데 생기는 마진을 없애는 대신 로얄티 제도를 인정하는 등 합리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맹본사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약하고 가맹점 하나에는 가맹점주와 그 가족의 미래까지 걸려 있다. 이들이 서로를 대립한 관계가 아닌 상생해야 될 관계로 인식하는 것이 과열된 프랜차이즈 시장을 완화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또한 자유로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맹본사의 노하우를 가맹점과 공유해 사업을 번창시키고 고용을 창출하는 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법적인 장치와 윤리적 의식이 동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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