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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감동을 주는 뮤지컬을 위한 노력
2018년 06월 11일 (월) 12:14:11 조승혜(국어국문 2) 학생칼럼 위원단 -

  지난 주말,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봤다. <맨 오브 라만차>는 한국에서만 8번째 공연된 인기 뮤지컬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 <맨 오브 라만차>는 오픈하기 전 뮤지컬 팬들로부터 불필요하게 자세하고 폭력적이며 긴 성폭행 장면에 대한 삭제요구를 받았다. 이 장면은 그 전부터 늘 논란이 됐는데 최근 공연계 미투 운동과 맞물리면서 이에 대해 더 강력한 비판이 있었다. 또한 해당 장면을 삭제하거나 수정하지 않으면 <맨 오브 라만차>를 불매하겠다는 사람도 많았다. 이에 오디 뮤지컬 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해당 장면을 수정하겠다고 인터뷰 했고, 실제로 이를 수정한 공연이 올라가게 됐다.

   <맨 오브 라만차>는 1964년 미국에서 처음 공연된 뮤지컬로,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감옥에 수감 된 7개월 동안 돈키호테를 집필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해 세르반테스가 감옥에서 죄수들과 돈키호테 이야기로 즉흥극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맨 오브라만차>의 대표곡 ‘Impossible dream’은 각종 행사에서 오페라 가수들이 부르기도 하는 사랑받는 곡이고, 무엇보다 힘든 현실을 벗어나게 해주는 꿈과 희망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줄거리가 많아 관객에게 감동을 줬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보면서 나는 감동보다는 씁쓸함을 느꼈다.

   우선 극 중에서 노새 끌이들이 끊임없이 ‘알돈자’의 치마 속에 손을 넣거나 손목을 잡아끌고 억지로 껴안는 행동을 연기하는 모습이 보기 불편했다. 수정했다는 성폭행 장면 역시 직접적인 강간 장면만 삭제했을 뿐, 알돈자가 저항하지 못할 만큼 폭행하고 옷을 찢어 끌고 나가는 장면의 연출은 여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을 전시하기에 급급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장면보다 더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은 돈키호테가 알돈자에게 씌운 ‘둘시네아’라는 성녀의 이미지였다. 여성에게 남성의 환상 속 이미지를 부여해 왜곡하는 돈키호테의 행동은 미소지니의 일환이다. 그런데 노새 끌이들의 행동과 달리 돈키호테가 알돈자에게 자신이 상상한 여성의 이미지를 투영하는 행동은 긍정적으로 그려진다.

   누군가는 1964년에 만들어진 뮤지컬에 지금의 페미니즘 잣대를 들이밀지 말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연예술은 다른 분야보다 수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1964년의 관객과 2018년의 관객의 인권의식이 달라진 만큼, 창작진들도 2018년의 인권 감수성에 알맞은 연출을 통해 작품이 가진 감동을 퇴색시키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부당한 것들과 끝없이 맞서 싸우겠다는 ‘Impossible dream’의 가사처럼, 창작진들도 지속적인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바꿔나가는 노력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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