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살던 고향은 꽃피는 프린지
인디살던 고향은 꽃피는 프린지
  • 김지향 기자
  • 승인 2004.08.28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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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르뽀-프린지 페스티벌을 다녀와서

 대 앞 걷고 싶은 거리가 화려하게 변신했다. 8월 20일부터 9월 5일까지 17일간 비주류 젊은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축제 ‘프린지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다. 상업 문화로 넘쳐나는 현대 문화에 반하여 인디 문화가 한창 기지개를 펴는 이번 축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인디萬발’이라는 제목으로 치러지는 이번 축제는 다섯 개의 장르를 모두 아우른다. 음악축제 ‘고성방가’, 미술 전시축제 ‘내부공사’, 아시아 독립영화제 ‘암중모색’, 무대예술제 ‘이구동성’, 거리예술제 ‘중구난방’ 으로 나뉜 섹션은 각기 그 타이틀 또한 신선하다. 전시축제 중에서는 거대한 자본의 나라 미국의 스타벅스와 우리나라 빈민촌의 쓰러져가는 판잣집의 대조를 보여준 작품이 강한 여운을 남겼다. 또한, 복잡한 도시의 인도위에 흰 줄을 그으며 끊임없이 걸어가는 장면이 무한번 반복되는 영상물은 여러 사람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특이하게도 전시된 작품들에는 제목이 없어, 보통의 미술 작품과는 차별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람들의 호응을 받은 것은 전시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였다. 선과 악의 대립구도로 강열한 느낌이 드는 발레공연, 더위도 시원하게 식혀줄 라이브 콘서트 등, 흔히 보기 어려운 다채로운 볼거리로 홍대 앞은 들썩이고 있다. 인디 음악도 활기찬 축제를 만들었다. 레이지본을 비롯한 여러 가수들이 나와 화려한 몸동작과 멋진 드럼연주에 맞춰 공연을 펼치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젊은이들이 환호했다. 길거리에서 간간히 눈에 띄는 코스프레 복장을 차려입은 사람도 이채롭다.
 

 행사가 벌어지는 거리 가운데에는 인디문화를 대표하는 얼핏 보기에 흡사 나무를 닮은 프린지 페스티벌 상징물이 서있다. 이 설치물 앞에 “잔디 밟지 마세요”를 연상시키는 팻말에 조그마한 글씨로 “인디 가두지 마세요”라고 써있었다. 팻말에서 느껴지듯이, 우리 나라에서 인디 문화는 보이지 않는 규제의 틀에 갖혀 아직은 설 곳을 찾기가 마땅치 않다. 이와 같은 포로그램을 통해 인디 문화가 그 상징물의 모양처럼 활개를 펼쳐 멀리 뻗쳐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상업 문화 속에서 당당히 자리 잡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로 거듭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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