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반짝 빛나면 정치인도 스타?
반짝 반짝 빛나면 정치인도 스타?
  • 배은정 기자
  • 승인 2004.08.28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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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화된 정치인

사회 기획 - 스타화된 정치인

 번 국회의원 선거때가 되면 어느당의 누구는 지지율 몇 프로를 보이고 예상 득표수가 얼마정도 될 것이라는 짐작들을 한다. 국민에게 신뢰와 믿음을 담보로 국가운영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넘겨받아야 하는 국회의원들로서는 예상득표율과 자신을 지지하는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각 당 대표는 자신이 내세운 정책과 공약들을 바탕으로 지지율과 예상득표율을 높여간다. 정보의 홍수시대로 매력적인 정보가 넘쳐나는 오늘날, 소신 있는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여론을 움직이기 힘들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정치인들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어느덧 우리는 겉으로 보여지는 명품브랜드나 몇 장의 사진이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처럼 꾸며내는 이미지 세상에 서있다. 세상이 이러하자 정치인들은 생존전략으로 이미지 만들기를 선택했다. 노무현ㆍ정동영ㆍ유시민ㆍ강금실ㆍ박근혜ㆍ전여옥 등 많은 정치인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면서 여느 유명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스타 정치인이라 불리며 가는 곳마다 사인공세를 받는 등 이제까지 ‘코미디’라는 비아냥거림을 샀던 국내 정치판을 대규모 스타 군단을 거느린 인기 집단으로 변모시켰다.

 문제는 스타 정치인들의 이미지 만들기가 사생활과 관련된 잡다한 이야기로 흘러가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인터넷 카페등과 같은 팬클럽에서는 강금실 법무장관이 퇴임식 날 입고 나온 노란 옷이 이제까지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는 듯 가벼워 보였다는 얘기라든지, 양로원이나 어린이 집을 방문한 박근혜의원이 좋은 사진을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포즈를 취했다는 뉴스가 여느 정보보다 조회수가 높다. 또한 독설가로 유명한 전여옥(한나라당 대변인)의원이 토론회에서 유시민의원의 ‘대통령은 시대정신이 낳은 미숙아’라는 발언에 ‘미숙아는 인큐베이터에서 키운 뒤에 나와야지, 제대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받아쳤다는 등 과격하고 자극적인 언행이 이른바 ○○○어록으로 불리면서 끊임없는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부 언론이 인기 정치인 중심의 여론을 만들고, 정치권 역시 이벤트성이 짙은 정치에 집중함으로써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은 순수하게 정치인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련된 의상과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포커스를 맞추고, 강금실 전 법무장관에게 ‘강효리’라는 별명까지 붙이며, 정치인의 스타화를 그 절정으로 이끌었다.

 스타화 된 정치인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낡아빠지고 부폐 일색이었던 과거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시사평론가 출신 열린우리당 이재경 부대변인은 “새로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젊은 층의 감성코드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진부해질 때로 진부해진 정치에 신물이 난 젊은이들이 그들의 방식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다보니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정치를 접하려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점에서 인터넷 카페등과 같은 팬클럽 역시 젊은 세대의 감성코드가 반영된 것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애정어린 시선으로 볼 필요도 있다.

 그러나 정치인의 스타화속에는 실제 얻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 사람들로 하여금 TV화면이나 각종 언론매체에서 비춰지는 것 등 표면적이고 외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에 필요 이상으로 집중하다보면 빚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때문에 스타화 된 정치인으로 인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계속 유지할 수 있어야 하되 감성적 코드를 정책적이고 이성적 코드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정치권에서는 더욱 더 필요할 터이다.

 그 무엇보다 진지해야할 정치가 이제는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벼운 정치로 전락해 버렸다. 언론과 국민 그리고 정치인은 서로의 적극적인 협조로 정치인이 주인공인 하나의 쇼프로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주인공 혼자 북치고 장구치다 마지막에 결국 머릿속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쇼프로그램 말이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정치인이 주인공이 아니라 올바른 정책과 정직한 공약이 주인공인 신바람 나는 대박 미니시리즈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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