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애인 입니다. 그리고 여성입니다.
나는 장애인 입니다. 그리고 여성입니다.
  • 정하나 기자
  • 승인 2004.09.1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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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이라하면 남성을 떠올리는가, 여성을 떠올리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남성을 떠올릴 것이다. 우리가 쉽게 여성 장애인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엄연히 존재하는 장애여성을 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장애여성이 우리의 인식 속에 들어와 있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깊이 뿌리박혀 있는 남아선호사상이 비장애인들에게는 물론 장애인들에게도 여성을 주변인으로서 머물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어 왔던 장애여성은 장애인이여서 겪는 어려움에 여성이여서 겪는 어려움까지 더해 배가 되는 차별을 받아오고 있다. 그렇게 사회에서 이중으로 여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여성들이 그들의 소리를 내보고자 만든 것이 바로 <장애여성공감>이라는 단체이다. 1998년 창립된 <장애여성공감>은 장애남성보다 더 많은 차별을 받고 있는 장애여성들이 사회의 잘못된 시각에서 벗어나 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 곳 사무국에서 만난 골형성부정증이라는 뼈가 잘 부러지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김미미씨를 통해 그들의 어려움을 들어보았다.

Q 예전에는 장애 단체 내에서 장애여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는데 <장애여성공감>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나요?

 장애여성이 할 수 있는 운동을 하기위해 만들어졌어요. 주로 장애여성 문제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한다던지 매스컴을 통해 장애여성에 대해 보도되어지는 것을 모니터링하죠. 그 밖에도 매년 1번씩 회원들과 토론하는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공감’이라는 장애여성 전문잡지를 매년 2회 발간하고 있어요. 또 올해는 <장애여성생애>를 주제로 연극공연도 연습 중이에요.

Q 가정 안에서도 ‘여성’장애인이기 때문에 어려운 일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우선 집안에서 발언권이 거의 없고, 형제 중에 맏이여도 대우를 못 받고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장애남성의 경우는 달라요. 그들도 차별을 받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부모님들이 교육과 취업문제에 있어서 힘써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에 반해 장애여성은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보호시설로 보내지기도 하고 심지어 버림받기도 해요.

Q 사회에서는 장애여성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본다고 생각하시나요?

 비장애 여성도 남성보다 더 차별받는데, 저희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더 많은 차별을 받고 있어요. 그리고 같은 장애인이여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있는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남성보다 더 차별을 받고 있어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집안에서부터 그렇게 대우를 못 받으니 사회에서는 두말할 것이 없죠. 저희 장애여성들은 대부분이 어려보이기 때문에 서슴없이 반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보호자는 없냐는 등 어린아이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Q 장애여성 성폭력문제가 심각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장애여성의 성폭력 문제가 사회에서 이슈된 것은 지난 99년도부터에요. 13살짜리 소녀가 7년간이나 동네주민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뉴스가 알려지면서부터였죠. 하지만 그 전에도 장애여성 성폭행사건은 굉장히 많았어요.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죠. 지금도 장애여성들이 피해를 많이 받고 있어요. 그리고 가해자들 대부분이 아는 사람들이라는 점도 심각한 문제죠.

Q 성폭력을 당한 장애여성의 신고율을 얼마나 되나요?

 왜 비장애여성도 성폭행을 당했을 경우 주변에 알려질까봐 신고를 잘 하지 않잖아요. 비장애여성도 그런데 장애여성의 경우는 그보다 더 심각해요. 평상시에도 가족들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외출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폭행을 당했다고 하면 거의 감금되다시피 하죠. 그래서 신고센터가 마련되어있어도 신고율이 굉장히 낮아요.

Q 장애여성의 결혼 생활은 어떠한가요?

 물론 잘 사는 여성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장애여성이 시댁으로부터 대우를 못 받고 살아요. 장애남성과 결혼하는 경우에도 시댁에서 반대하는 경우가 많죠. 이왕이면 비장애여성과 결혼을 해서 장애남성을 도와주기를 원하는 거에요. 그리고 장애남성과 결혼해서도 남편이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장애여성에게 푸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그래서 비장애남성과 결혼하는 것보다 더 힘들게 사는 경우도 있죠.

Q 결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결혼은 기회가 되면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장애여성들이 결혼을 한 후 힘들게 사는 경우를 많이 보다보면 결혼이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어요.

Q 장애여성으로써 우리사회에 요구하고 싶은 것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무엇을 요구한다기보다 우선 장애여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이 시급해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장애여성의 경우 나이가 어려 보여 반발을 하는 경우도 많고요, 애들 만지듯이 쓰다듬기도 해요. 그리고 장애인에게는 사회가 무언가를 특별히 해줘야 할 것 같은 인식이 사람들에게 심어져 있어요. 그것은 장애여성에게는 더 크게 작용하고요. 하지만 장애여성이라고 해서 비장애인보다, 장애남성보다 더 많은 도움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 같은 장애여성을 사회적인 약자로만 취급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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