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패러다임, 내손안에 있다
사회의 패러다임, 내손안에 있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04.09.1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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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요즘 애들’과 이들만의 세대 문화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때 ‘요즘 애들’이 아니었던 어른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오늘날 ‘요즘 애들’은 좀 다르다. 이들은 소비 사회의 가장 큰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세대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동시에 그 사회적 위치 또한 상승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해 할 수 없다며 미지수로 정의한 기존의 ‘X’나 ’Y’세대와는 달리 요즘에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관찰이 이루어진다.

 최근 이러한 연구와 관찰로 우리 사회에 새롭게 규정된 세대가 바로 P세대이다. P세대는 사회 전반에 걸친 적극적인 참여(participation)속에서 열정(passion)과 힘(potential power)을 바탕으로 사회 패러다임을 일으키는 세대 (paradigm-shifter)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정보 통신 발달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세대인 만큼 개인간의 소통에 인터넷이나 각종 통신을 이용한다.
 

 실제로 대한민국 17~39세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한 제일기획의 P세대 보고서에 의하면 이들 중 90%는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그 중 80%는 하루라도 인터넷 없이는 살수 없다고 한다. 더욱이 68.7%는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서 인터넷과 휴대폰 사용은 필수적이다’라고 하니 우리 세대에 있어 통신기기는 상호간의 소통 방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한 손으로는 필기를 하면서 또 다른 손으로는 능숙하게 문자를 보내거나 굳이 전화비를 들이지 않고도 외국의 친구와 메신저로 밤새 이야기 하는 일등은 우리 세대에게 너무 친숙한 것이다.
 

 이러한 소통 방식은 상대방의 즉각적인 반응을 알 수 있게 할 뿐 만아니라 보다 직접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는 비단 개인간의 소통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 혹은 집단과 집단과의 소통에서도 적용되어 P세대의 정의대로 사회의 패러다임을 일으키기도 한다. 즉 인터넷으로 적극적인 자기표현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사회 변화에 있어서도 일부 소수가 아닌 시민 자체가 여론을 형성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온라인상에서의 활동은 곧 탄핵 철폐나 소파 개정을 요구하는 오프라인 집회로 이루어지게 되기도 한다. 젊은 세대의 사회 참여가 90년대는 일부 운동권의 문화였던 데에 비해 온라인을 계기로 이제는 모두가 쉽게 관심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각종 카페나 커뮤니티, 게시판 등 인터넷으로 인한 소통방식의 경우 타인과의 관계는 사람사이의 정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어떠한 ‘목적성’을 갖고 있기 쉽다. 따라서 자신과 같은 의식과 취미를 갖고 있는 타인과의 만남은 단순히 정보 교류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우리학교 사회학과 김종길 교수는 “사이버 커뮤니티는 관심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관심사가 이동하면 자연히 지속적인 만남이 어렵다.”며 “꼭 사이버 공간에서 뿐만 아니라 너무 진지한 것을 싫어하고 책임지고 구속 받기 싫어하는 요즘 세대들의 특성 자체가 가벼운 만남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앞의 보고서 중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전파하는데서 즐거움을 느낀다.(57,8%)’ 사례에서 볼 수 있듯 P세대들은 타인과의 만남도 어떤 의무감을 갖기 보다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익명성이 보장되는 선에서 끝내는 것이다.
 

 또한 통신기계를 이용한 소통의 경우, 상대방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자신과는 다른 의견이나 생각을 가진 타인은 철저히 배제 시키는 폐쇄성을 보일 수 도 있다. 더욱이 익명성을 보장하는 인터넷은 직접적인 만남과 대화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밝히거나 반응하는데 있어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위험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결국 이러한 소통은 게시판의 악성 리플이나 활발한 안티 운동 등으로 드러나 개인과 개인을 넘어서 집단간의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제일기획의 보고서에 따르면 P세대들은 ‘동시에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해야 한다.’라는 의견에 79.3%가 찬성하고 있다. 그만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P세대들의 의식은 정작 그들이 소통을 위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인터넷’,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는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사이버 세계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만큼 이성보다는 극단적인 감정이 앞서기 쉽다. 하지만 그 한계를 뛰어 넘어 새로 개척할 때 우리 세대가 일으키는 사회 패러다임은 그 의미와 정당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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