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영웅은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4.09.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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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시대 일본에서 ‘극진 가라테’ 의 창시자로 일본 무술계를 제패한 실존인물 최영의를 다룬 영화 ‘바람의 파이터’, 그는 일본의 영웅이었고, 곧 한국의 영웅이었다.

 요즘 한국 영화 코드는 ‘역사 인물 복원’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영웅’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주를 이룬다. 예전 영화나 드라마에서 슈퍼영웅으로 보여 졌던 임꺽정, 홍길동, 슈퍼맨, 배트맨과는 달리 요즘 개봉하는 영화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조금은 현실과 가까운, 자신의 노력과 인내와 끈기로 조금은 닮아갈 수 있는 그런 모습의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일본에 귀화한 조선인이자 일본 프로레슬링의 전설이 되어버린 인물 역도산을 그린 영화 ‘역도산’, 패전 처리 전문 투수로 낙인 되었지만 단 1승을 위해 명승부를 펼쳤던 삼미 수퍼스타즈의 야구선수 감사용을 그린 ‘슈퍼스타 감사용’, “가장 행복하고 달콤했던 순간은 하늘로 비상할 때였노라.” 라고 말한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그린 ‘청연’, ‘도마 안중근’ 등 많은 한국 영화들이 관객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존경할 만한 그들의 일대기를 영화시장의 상품으로 만들려는 제작사의 의도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은 왜 이런 문화코드를 고집하는 것일까? 그만큼의 상품성이 있다는 것일까? 제작사의 의도는 곧 소비자의 욕구와 맞물린다. 소비자의 욕구에 따라 제작사의 의도와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다.

 지금 한국 사회의 현실을 보라. 청년실업과 늘어만 가는 신용불량자, 노사 갈등이 극심한 일터, 상생을 하자며 조금의 희망을 보였지만 결국 갈등의 골이 깊어진 여야간의 정치난국, 테러와의 전쟁 속에 이제는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닌 국제 상황. 우리는 불만족스러운 현대사회에서 어떤 영웅이 있는 어떤 사회를 갈망하는 것일까?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상대적 빈곤함과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만연한 악조건에서 현재 우리는 과거를 보고 있다. 회상하며 후회하며 갈망하며 말이다. 그래도 영화 속의 그들은 진실이기에, 그들과 닮으려는 노력은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안고서 말이다. 초인적인 힘과 카리스마적 기질이 보이는 슈퍼영웅이 아닌, 때로는 한계에 도달하지만 치열하게 일어서고 열정적인 삶을 사는 우리 주위의 영웅을 닮고 싶기 때문이다. 한때는 비주류였지만, 노력과 성실로 한국사회의 주류가 된 그들을 다시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기를 우리는 희망하고 있다.

독자위원 오지영 (인터넷정보학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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