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독문과 한경숙 교수 재임용 탈락 결정
이사회, 독문과 한경숙 교수 재임용 탈락 결정
  • 김민정 기자
  • 승인 2004.10.0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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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문과 학생회 ·인문대 교수 반발‥총학생회 유보적 입장 보여

 지난 달 22일 학교 측은 17일 이사회의 심의 결과 한경숙(독어독문) 교수가 재임용에 탈락되었음을 통보하였다. 학교 법인은 재임용의 탈락 이유를 한교수가 제출한 연구실적물(저서)이 기존에 본인이 발표한 논문과 내용상 중복되므로 새로운 연구 실적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가 된 저서는 8월 30일 한교수의 연구 실적 충족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통과 되었고 이후 한교수의 재임용은 총장의 제청까지 받은 상태였다. 김문규(영어영문) 교무처장은 “8월 31일 재임용 심사가 무사히 마쳤다고 본인에게 연락까지 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재임용 탈락은 이후 한교수의 실적과 인사위원회의 회의록을 바탕으로 한 9월 17일 열린 이사회의 심의 여부에서 결정된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문대 교수들로 이루어진 ‘한경숙 교수 복직을 위한 대책 위원회’는 한교수의 재임용 탈락은 부당한 처사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외부학계의 심사를 거쳐 연구 업적 기준을 통과한 한교수의 저서가 다시 이사회의 심의에 회부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학계가 아닌 행정부서인 교무처가 내용상의 중복을 제기하여 작성한 보고서가 이사회의 재임용 심사를 위한 자료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반발이 더 크다. 이에 대해 김문규 교무처장은 “한교수가 제출한 저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전 실적과의 중복 여부를 알게 되었다”며 “이를 보고하지 않고 묵살하였다면 행정상 직무태만이다”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한교수의 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의 대표인 철학과 민형원 교수는 “인문·과학 계열의 학문은 하나의 화두, 주제를 가지고 몇 십년을 연구하며 숙성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며 “저서 역시 어느 한 교수가 평생을 가지고 연구한 논문들이 하나로 모일 때 인정 될 수 있는 것으로 내용상의 중복여부는 전문 학계의 같은 전공자라도 판단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한교수 역시 “이번 저서는 ? ?뗌球?極?그려진 여성의 삶’이라는 주제로 지난 수 십년간 연구해온 결과물들을 재구성, 하나의 책으로 완성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독어 독문과 학생들은 수업일수가 1/3이 지난 상태에서 학생들이 직접 선택한 한교수의 수업을 듣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엄연한 학습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재임용이 탈락된 후 학생들은 ‘우리는 한경숙 교수의 수업을 원한다’라는 입장의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한교수의 수업에 새로운 강사가 선임되자 수업거부까지 벌이고 있다. 특히 시사독일어 수업은 4학년 강의이기 때문에 후에 졸업 학점의 부족으로 피挽?볼 수도 있지만 감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독어독문과 학생회장 김현지 (독어독문·3)학우는 “교수님은 수업에 쓸 교재 한 권을 고르는데도 열과 성의를 다하시는 분이다”라며 “몇 년간 수업을 준비하신 교수님을 믿고 신청한 강좌를 학교측이 선임한 강사가 대신하는 것은 학생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애초 2학기 시작 전에 이루어졌어야 할 재임용 심사가 늦어진 것에 대해 교무처는 “연구 실적이 미달됨을 지난 5월 중순부터 한 교수에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었지만 연구년을 받아 독일에 체류 중이었던 한 교수와 연락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한교수의 재임용 탈락에 관해 부총학생회장 서원희(국어국문·4)는 “총학의 차원에서 입장서를 내놓을 사안이 아니다”라며 “후에 독어독문과 학생회와 대책을 논의, 의견서를 내놓을 수 있지만 아직 총학의 입장은 정리되지 않았다”라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반면 독어독문과 학생회는 복직의 날까지 계속 수업거부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한경숙 교수 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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