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당국, 남녀공학 논의 계획을 공개하라
학교 당국, 남녀공학 논의 계획을 공개하라
  • 정하나 기자
  • 승인 2004.10.09 2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녀공학 공론화

 현재 학내에는 총학생회, 교수협의회, 노동조합 등 학내 구성원들이 학칙 개정에 반대하면서 1인 시위와 성명서를 발표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와중에 학우들 사이에서는 우리대학 남녀공학화가 회자되고 있다. 총학생회는 남녀공학화에 대한 설문을 실시하고 사회대 여성학회 ‘밥과 장미’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플래카드를 학내에 게시했다. 학교가 남녀공학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학내가 남녀공학에 관한 이야기로 들썩거리는 것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총학생회가 남녀공학에 관한 설문을 실시한 배경은 남녀공학 공론화가 이 달 25일 있을 대학발전위원회 회의의 의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녀공학에 대한 입장표명을 위해 학우들의 의견을 조사했다는 것이다. 덧붙여 3단계로 나눠지는 본교 발전안 중 2차 계획에 ‘남녀공학 공론화’가 포함되어 있으며 그것이 다음 회의에서 논의 된다고 밝혔다.

 얼마 전 본교 홍보실이 제작해 교내에 배포한 ‘변화 덕성 2010’에는 ‘남녀공학 공론화’라는 주제로 “우리학교도 남녀공학이 되면 어떨까?”라는 질문에 “여학교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게 장점이지만 공학에선 자주성과 창조성을 강조한대”라고 대답하는 카툰을 실었다. 또한 지난 7일 새롭게 개편된 학교 홈페이지에도 학교 발전 비전으로 ‘남녀공학화 추진 검토’라는 항목을 표시하고 있다. 그 전에 학교 당국은 ‘변화의 시작 2004/2005’와 3월 24일 발표된 ‘변화의 원년, 2004년을 맞이하여’라는 신상전 총장의 담화문과 같은 공식적 문건에서 남녀공학화 추진 검토를 표명한 바 있다.

 위에서 언급한 우리대학 발전안 중 2단계가 남녀공학 공론화라는 것과 총장 직속 기관인 홍보실의 홍보지 그리고 홈페이지 게시물은 학교 당국이 ‘남녀공학 공론화’가 아닌 ‘남녀공학화를 위한 여론 형성’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들게 한다.

 더욱이 홍보지에 실린 대화에 따르면 공학은 자주성과 창조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근거를 들고 있다. 때문에 그것을 근거로 남녀공학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에 대해 학우들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 또한 애초에 학교 측은 남녀공학화 검토를 발표할 당시 과학적 조사 없이 단지 여대의 전반적인 입학성적하락, 자연계 기피현상 등의 사회적 상황만 고려한 추측으로 효과에 대한 우려의 소리를 들은 바 있다. 그 이후 연구 결과에 대한 발표 없이 남녀공학화를 내비치는 것은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을 확대 시켰다. 총학생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우리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87.5%의 학생들이 반대의견을 낸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이옥 발전처장은 남녀공학화에 대해 “아직은 아무것도 논의 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공식적 문건에서는 남녀공학화 추진을 검토한다면서 구체적 입장은 표명하지 않는 이중적 태도이다. 이번 학칙 개정이 구성원들의 합의를 거치지 않고 이루어져 충격에 휩싸였던 학우들이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남녀공학에 관한 설이 떠돌다 학내 안정화를 바라는 학우들을 또다시 불안으로 몰고 있다. 이에 대해 오성준 홍보실장은 “학칙 개정안의 경우 학내 구성원들의 합의가 충분히 논의 되지 않아 문제가 되었다”며 과오를 인정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남녀공학 공론화는 학내 구성원들의 합의가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계기”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학교 당국이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민주적 행정의 의지와 구체적 계획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학교 측은 현재 남녀공학화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론화를 하겠다고 하고 있으면서 그 구체적인 사안은 대표자들에게만 언급할 뿐 일반 학우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학교 측은 공론화 이전에 남녀공학이 우리대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층연구를 해야 하며 그 후에 학교 구성원 전원이 참여하는 설문, 공청회 등 공론화와 이후 정책 결정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과 방안을 학우들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