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에 이는 바람
덕성에 이는 바람
  • 승인 2004.10.09 2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설

 개혁안을 둘러싼 논의들로 학교가 술렁이고 있다. 어찌 보면 90년대에서 시작된 덕성 민주화의 긴 후유증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분열과 대립이 여전히 덕성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구성원 모두, 덕성이 발전해야 하고, 개혁되어야 하며, 그 시점은 지금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그렇다면 이제 분열의 해결과 생산적 논의는 가장 기본적인 공통의 전제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야한다. ‘덕성의 발전을 원하지 않는 덕성 구성원은 없다’는 의식과 ‘대학들의 존폐마저 거론하게 만드는 교육 환경의 변화는 덕성의 개혁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인식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공감대를 바탕으로 각자 자기의 좁은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대학 전체의 미래를 위해 협력해야한다. 민주화의 진통으로 이미 장시간 지체한 우리에겐 더 이상 구성원간의 갈등과 혼란으로 허송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하물며 비판의 수위를 현 체제의 전면 부정으로까지 연장시켜, 개혁안을 만들고 실행하는데 필수적인 평화를 깨뜨린다면, 그 결과 찾아 올 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며, 대학의 미래는 정체되고 말 것이다. 대학 본부에 실책이 있다면 다음 총장 선거에서 심판하면 될 일이요, 개혁이 이 한번으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이 체제에서 가능한 것을 실행하면서 남은 문제는 다음 체제로 넘기는 대승적 자세가 필요하다. 아울러 비판은 자기반성을 동반해야한다. 자신들이 주도해야만 덕성 개혁이 갈등과 혼란, 시행착오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리라는 비민주적 독선은 없는지, 개혁이 요구할 수 있는 희생에 대한 과도한 염려가 없는지 살펴 보아야한다는 말이다.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개혁안이란 독재 체제에서나 오히려 가능할 것이다. 양보와 타협, 이해 그리고 나아가 얼마간의 자기희생과 헌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자기표절을 규율할 객관적 합의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8월 23일자 ‘교수신문’에서는 우리 대학을 술렁이게 하고 있는 재임용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하여, 교수 사회 전체가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사실을 다루고 있다. ‘업적 평가 제도와 각종 학술진흥책이 논문의 대량생산을 유도하는 현실 속에서 자기 표절의 수법은 교묘해지고, 그 경계 및 기준이 모호해져 있다.(중략)논문 하나로 학술지 게재와 교수 임용 그리고 연구과제 지원까지 우려먹는 관행이 학계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으며,(중략)이러한 상황 속에서 개인의 양심은 학자가 기대야 할 최후의 보루임이 분명하다.(중략)왜냐하면 내 식구 감싸기 식 온정이 만연한 한국 지식사회에서 자기 표절에 대한 공론화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고 그 기사는 지적하고 있다. 덕성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적 현실을, 교수들은 관행과 열악한 연구여건, 실적주의 등에 따라 자기 안에 또아리 틀었을 수도 있는 도덕 불감증을 점검하고, 당국은 교수 연구 업적 관리의 투명성과 공정성, 심사의 엄정함과 객관성, 절차의 합리성을 제고하는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

 모든 사회는 내풍과 외풍을 맞으며 그것을 이겨냄으로써 성장하고 발전한다. 덕성에 부는 바람에 맞서 우리 모두는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이를 통해 도달하는 겸허한 각성과 인식을 기반으로 덕성발전에 동참하여야 한다. 치열하게 토론하되, 인격적 상처가 되는 비난을 삼가며,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교수는 교수답게, 직원은 직원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기본이 지켜지는 대학으로 내실화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