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동서 문화의 교류 때문이었다. 금세기 들어 근대서구문명의 물질주의의 한계를 절감한 서구의 선구적 지식인들은 그 대안의 하나로 동양의 정신세계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하였고 특히 힌두교와 불교의 명상에 매료되기 시작하였다. 60년대 말 이후 기성세대에 반발하는 서구청년들 사이에서는 이국적인 동양의 명상의 세계에 심취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명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당시 청년문화의 상징이었던 비틀즈가 명상에 심취하여 인도를 자주 방문하였던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과학적 실용적 성향이 강한 서구인들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점차 명상의 심리적 생리적 효능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면서 실용적 차원에서 명상을 접근하기 시작하였다. 명상의 심리적 생리적 효과가 복잡한 현대사회에 지친 도시인들의 심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여러 가지 보고서들이 나오면서 명상은 점차 깊은 산중의 수도원에서 도시로 진입하기 시작하였으며 최근에는 웰빙 바람을 타면서 더욱 많은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명상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다. 이에 아직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 명상과 관련된 과목을 개설하기도 하고 대학원에서는 명상 내지는 그와 유사한 이름의 기공이나 요가에 관련된 학과가 생기고 있다. 이제는 명상도 하나의 학문으로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명상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이론적 학습이 필요한가? 기존의 대부분의 명상법들은 종교적인 수도방법으로 발전되어 왔기 때문에 그 속에는 종교적인 세계관과 심성론이 담겨 있다. 현대의 명상법 속에도 겉으로 노골적으로 강조하지는 않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종교적인 세계관과 심성론이 내재해있다. 종교적 세계관과 심성론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명상을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현대 심리학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프로이트 이후의 마음의 구조에 대한 다양한 학설도 익혀야 하지만 특히 전통적인 종교사상의 심성론을 현대심리학에 통합한 트랜스퍼스날 심리학에 대한 학습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동양의 명상법 중에는 心身不二論에 바탕을 두고 몸의 수련을 강조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생리학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도 필요하다. 특히 명상수련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호흡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생리학에 대한 학습이 필수적이다.
명상의 활용도에 대해 살펴보자. 명상은 우선 심리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심리치료학계에서는 명상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명상을 심리치료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아직은 전통적인 심리치료의 관점에서 명상의 기법을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명상을 체계적으로 수련하고 거기에 심리치료적인 기법을 익히면 명상심리치료라고 하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명상은 예방의학 내지는 대체의학의 한 분야로 활용될 수 있다. 미국 의료계의 일부에서는 명상을 예방의학이나 대체의학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
끝으로 명상은 교육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명상은 집중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는데 이는 학습능력의 제고와 잠재능력의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분화된 지식교육에 치우쳐 통합적인 인성교육 내지는 영성교육이 부족한 현대 교육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성찰력과 욕구의 자율적 조절력을 키울 수 있는 명상은 성숙한 시민을 양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명상학은 아직은 태동의 단계이다. 앞으로 보다 많은 학자들이 명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명상학을 발전시키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