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물이 새겨질 5천원권의 의미
여성인물이 새겨질 5천원권의 의미
  • 정하나 기자
  • 승인 2004.11.06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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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3일 시청 앞 광장에서는 여성 축제가 한창이었다. 여성 축제이기에 여성들만이 함께 할 것이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이 날 행사에는 남성들도 어우러져 축제를 함께 즐기고 있었다. 이것 저것 사진 찍고, 메모하고 하는 가운데 무대에서는 신사임당, 장화황후, 웅녀, 선덕대왕, 허황후, 빙허각 이라는 이름들이 불리워졌다. 이는 큰 업적을 이루었음에도 시대적 한계에 부딪혀 역사 속에서 묻혀진 이름들이었다. 그 중 단연 귀에 들어온 이름이 바로 장화황후였다.

 여성 해상 무역왕으로 여자 장보고라고 불리는 장화황후. 그녀는 장화황후라기보다 고려시대 태조 왕건의 아내 오씨부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장화황후는 KBS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보여져 비교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데 드라마 속에서도 장화황후는 단지 활달하고 장부 같은 기질을 가진 여걸로 묘사되었을 뿐었다.

 그녀의 이름이 유난히 내 기억에 남는 것은 왜일까? 오씨부인으로 더 알려진 그녀의 숨은  업적이 너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당시 바닷일이라면 남자들의 일이었음에도 그녀가 그 틈에서 해상의 세력을 잡고 무역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여성들과는 달리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어서였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해상왕하면 장보고만을 떠올리지 장화황후를 떠 올리지 않는다. 당시 여성이 갖는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현재에도 뛰어난 여성들이 남성의 뒤에 가리워져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지 못하거나 업적을 이루고 나서도 드러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직은 이 사회가 여성을 남성과 대등한 존재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오늘날 여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최근 화폐에 5만원권과 10만원권을 추가하겠다는 화폐개혁안에서 5천원권 인물로 신사임당을 넣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여성계는 “많은 진취적인 여성 중에 하필이면 현모양처인 신사임당이냐”라는 의견과 “신사임당은 현모양처이기 전에 예술혼을 지닌 사람이었다”는 찬반의견으로 갈린 상태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5개 종류의 화폐 중에 단 1개에만 여성인물이 배정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말로는 여성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면서 여성들을 위한다고 이런 저런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그것들이 본질적으로 여성을 위함인지에 의문을 갖게 한다.

 이제 우리 사회는 말로만 여성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실천해야 할 때이다. 그를 받아들이는 여성들도 근시안적인 시야를 넓혀 모든 여성이 공감할 수 있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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