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면 만가지 고난 땡?
돈이면 만가지 고난 땡?
  • 배은정 기자
  • 승인 2004.12.04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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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이야기

 요즘 대학생들은 정말 바쁘게 살고 있다. 강의도 들어야 하고, 동아리 활동도 해야 하고, 취미생활도 해야 하고, 취직준비를 위해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기도 해야 한다. 이렇게 바쁜 대학생활 속에서 단연 빠지지 않는 것이 아르바이트다. 방학뿐만 아니라 학기중에도 주말, 휴일 등 없는 시간을 쪼개 몸이 조금 고단해도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대학생들의 바쁜 발걸음이 새삼 아르바이트의 위력을 잘 말해주는 듯하다.

  이처럼 많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주된 이유는 역시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등록금 마련과 같은 큰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의 경우 용돈마련에 보탬이 되고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에
는 무엇보다 취업과 관련된 경력을 쌓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학생들도 많다.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의 인턴활동이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간접경험을 함과 더불어 사회진출을 대비해 예비 적응기간을 갖는 것이다. 이것은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청년실업이 심각한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잘 반영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전의 대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의 기회가 적은 요즘 대학생들에게는 아르바이트도 하나의 취업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와중에도 단순히 돈을 벌 목적으로 탈선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카드빚을 갚기 위해 인터넷 성인방송에 출연한다든지 불법 CD를 복제해서 판다든지, 최근에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수능대리시험 등의 불법 아르바이트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법 아르바이트로 땀흘려서 보람되게 일하면 그 값진 대가를 받게 된다는 아르바이트의 평범한 진리가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불법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 중에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번 대학 수능에서 대리시험을 치른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S여대 제적생 K씨(23세)는 생활비와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학교를 제적당했으며 카드빚까지 지게 되어 마지막 수단으로 대리시험 아르바이트에 손을 대게 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단시간에 고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유흥비와 의류·잡화 비용 때문에 불법아르바이트에까지 손을 뻗치는 학생들도 많다. 실제 D여대 K씨(21세)는 “평소 옷 욕심이 많아 입고 싶은 옷, 신고 싶은 신발은 사야 적성이 풀린다. 부모님께 받는 용돈 30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노래방 도우미 일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다소 충동적이고 무계획적인 소비는 학생들에게 빚을 지게하며, 이 빚을 갚기 위해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찾는 학생들에게 불법 아르바이트는 유혹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돈이면 다 된다는 학생들의 왜곡된 의식은 현대사회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와 떼어놓을 수 없다. 젊은 시절부터 노동의 가치는 뒤로한 채 부도덕하게라도 돈을 벌어 갖고 싶은 물건을 손에 쥐고자 하는 이들의 잘못된 의식은 먹구름 낀 미래의 예고편에 다름없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이면 무조건 된다’는 식의 사회적풍토와 소비지향적인 사회분위기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대학생도 사회인이기에 자신의 생활을 위해서는 경제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그에 앞서 대학생의 분수에 맞는 소비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하는 학생들에게는 대학이나 정부차원에서 아르바이트의 기회 제공과 다양한 장학금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지원 또한 필요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다양한 사회경험을 통해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고, 우연찮게 시작한 아르바이트 분야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꿀만한 일을 찾을 수도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배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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